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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美 대선, ‘도시 미국인’과 ‘시골 미국인’ 완전히 갈렸다
4년전 대선보다 벌어진 도농 표심
민주·공화 우세州 단순 구분 힘들어져
지리적 양극화, 민주 표심 ‘과소표현’ 이어져
[123rf]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020년 미국 대선에선 도시에 살고 있는 미국인 유권자와 농촌 지역에 살고 있는 미국인 유권자 간의 표심 격차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전 대선보다 벌어진 도농 표심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번 대선에서 인구밀도 기준 미국 내 하위 20%에 해당하는 농촌 지역 카운티 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득표율보다 33%포인트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32%포인트 차이로 꺾은 것보다 격차가 더 커졌다.

반면, 인구밀도 기준 미국 내 상위 20%에 해당하는 초고밀 도시화 지역에선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29%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25%포인트 차이로 누른 것보다 4%포인트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4년전 대선보다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민주당 후보에 표가 쏠리고, 인구밀도가 낮을수록 공화당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민주·공화 우세 주(州) 단순 구분 힘들어졌다

카운티별 미 대선 개표 결과도 더이상 동서부 해안은 민주당 우세, 중부와 남부는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단순히 구분하기 힘들어졌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도 카운티별로 개표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은 바이든 후보가 대부분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표적인 경합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플로리다주에서도 대부분의 지역이 공화당 승리를 나타내는 붉은색으로 물들어있는 가운데, 주요 대도시들은 민주당의 승리를 나타내는 푸른색이 칠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주별, 각 카운티별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로이터]

뉴욕주의 경우에도 뉴욕·앨버니·시라큐스·로체스터·버팔로 등 대도시에서만 민주당이 승리했을 뿐, 나머지 농촌 지역에서는 공화당이 승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지역이 주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지, 아니면 농촌 지역이 주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지 여부에 따라 해당 주의 전체 표심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자연적 게리맨더링

이 같은 지리적 양극화가 민주당 지지자 표심의 ‘과소표현’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리적 양극화에 관한 책인 ‘왜 도시는 지는가’의 저자 조너선 로든 스탠퍼드대 교수는 “상·하원 의석이 승자독식 방식으로 배정되면서 숫자적으로 적은 주나 도시 등에 지지자들이 몰려있는 민주당이 의석 배분에 손해를 보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도시로 몰려드는 현상은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의도치 않은 효과를 내고 있다. ‘자연적 게리맨더링’이라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별 승자가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미국 대선 체제도 민주당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로든 교수는 봤다.

[EPA]

그는 “전체 득표율에서는 5%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지만,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 경합주에선 1%포인트도 차이나지 않는 격차를 보이며 고전을 했다”며 “민주당의 도시정당화, 공화당의 시골정당화가 지속되는 한 표심 왜곡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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