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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정치권 강타 ‘대권 1위’ 윤석열…한 번도 경험 못한 현상…왜?
국감 이후 ‘정치인 체급’으로 부상
이낙연·이재명과 3강구도 형성

윤석열 바람이 정치권에 상륙했다. 당장 내년 4월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또 2022년 차기 대선에서 태풍이 될지, 찻잔 속 미풍으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당장은 정치권을 크게 흔들었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가 계기였다. 당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 놓였던 350여개 화환은 ‘전조’였다. 최근 여론조사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 첫 1위로 등극했다. 여권도, 야권도 왁자하게 반응했다. 잠재적 파괴력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뜨겁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갈등, 그리고 여권의 십자포화를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윤 총장은 집권여당엔 거센 태풍급 위협이 되는 양상이다.

추 장관이 당장 “대권후보 1위로 등극했으니 사퇴하고 정치를 하라”며 각을 세웠지만, 여당에게는 “이게 다 추미애 덕”이라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촌평이 더 각별하게 들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두 여당 대권후보를 제친 여론조사는 처음이자 딱 한번이지만, 내용은 심각했다. 차기 대선의 분수령이자, 지난 총선에서 여당에게 180석을 준 1등 공신인 중도층에서의 지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얻어 이 대표(22.2%)와 이 지사(18.4%)를 따돌렸다.

특히 중도층에서 윤 총장 지지율은 27.7%로 이 대표(19.1%)와 이 지사(11.8%)를 여유 있게 앞섰다. 안그래도 정부의 부동산, 경제 정책에서 반 여권 정서가 피어나는 가운데 청와대와 여당, 추 장관과 각을 세우고 있는 윤 총장에 민심이 반응한 것이다.

실제 이전까지 윤 총장은 사법개혁이라는 이슈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며 추 장관에 직격탄을 날리고 나서 급격히 정치인으로 체급을 올렸다.

윤 총장은 당연히 ‘야권 후보’로 인식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도 아프긴 마찬가지다. ‘정치인 윤석열’을 100% 야당·보수 사람으로 끌어안기에는 과거 정권 수사 과정에서 생겨난 내부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소신이 여권 뿐 아니라 야권도 향할 수 있다는 경험이 만든 불안감이다. 정통 보수 야당 출신의 유력 대권주자 없어 줄곧 ‘인물난’에 땅을 치고 있는 내부 사정도 ‘윤석열 바람’에 웃지 못하는 이유다.

일단 정치인 윤 총장의 가능성은 논란 속에도 높은 파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과거 수 많은 총리, 장관 출신 인사들이 정작 대선 예선과 본선에서는 힘 없이 쓰러진 경우도 많았다. 소신과 능력이 요구되는 관료와 진흙탕 속에서 싸우며 민심을 사로잡아야 하는 정치인의 180도 다른 생존 기술이 만든 결과다.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자 및 장모 문제도 암초다.

아직 정치적으로는 조직도, 참모도 없는, 심지어 적과 아군의 구분조차 명확하지 않은 윤 총장이다. 아직 250여일 남은 검찰총장 잔여 임기가 누구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누구편에 설지도 알 아직 알 수 없다. “국민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윤 총장의 퇴임 후 구상이 그의 뜻대로 될까. 어쨌든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로 싱거웠던 대권 전초전은 윤 총장의 가세로 뜻밖의 대결전으로 향하게 됐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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