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신동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동맹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사의를 표한다”고 언급한 문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바이든 당선인과 직접 만나는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전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를 가진 뒤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바이든 당선인과 코로나 및 기후변화 대응을 포함한 세계적 도전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14분 동안 이뤄진 통화에서 “이번 미국 대선 결과는 당선인의 오랜 국정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에 대한 미국 국민의 높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한미 동맹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사의를 표한다”며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바이든 당선인과 긴밀히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이에 “한미 방위 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통화 직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양측은 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 대응에 대해서도 협력을 확대하는 데 공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 등 보건안보, 세계 경제 회복, 민주주의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정상은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하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도 덧붙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트위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첫 전화 통화를 가진 뒤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바이든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이번 문 대통령의 통화는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8일 대선 승리를 선언한 이후 4일 만에 이뤄진 것으로, 바이든 당선인은 캐나다를 시작으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동맹국과 통화를 했고,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서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먼저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통화에 앞서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미 동맹 현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한 모습을 보였다.청와대 관계자는 “일부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일본 총리와 먼저 통화를 나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오전 9시에 통화한 것은 오히려 문 대통령을 배려한 것”이라며 “한국 업무 시간에 맞춰 통화하기 편한 시간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오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기념비에 헌화하는 등 대선 승리 후 첫 외부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미군 참전용사의 희생과 봉사를 기리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한국전 기념비를 행사 장소로 골랐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국을 가리켜 ‘혈맹’, ‘친구’라며 각별한 마음을 표시해온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국 참전용사의 뜻을 기리는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의 관계를 다시금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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