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0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입장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10일 오후 점심 식사를 마치고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속에서 윤 총장의 대망론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대다수가 윤 총장의 급부상을 평가절하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윤 총장의 지지율을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총장의) 언론 노출이 계속 되면서 거품처럼 인기가 잠깐 오른 것이지, 이를 확대 해석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도 “당 내에서 윤 총장의 지지율을 예의주시하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아무리 윤 총장이 대권 욕심이 있다고 해도 검증대에 오르면 여러가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대망론을 일축했다.

윤 총장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사실 검찰이 정치와 거리가 가장 멀어야 하는데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국민들 앞에서 했고, 이후에 그런 (지지율 상승) 현상이 나오는 것 같다”며 “검찰총장이 검찰과 함께 소위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 같아서 걱정스럽고, 이후 검찰 수사나 결론이 정치 해석이 가능해지는 상황이 될 것이니 바람직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당 내에선 윤 총장의 급부상이 야당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야권 대권주자로 야당 인사가 아닌 검찰총장이 거론되는 것은 결국 야당에 인물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야당에서 대안 인물이 나오면 윤 총장의 지지율은 곧바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부는 윤 총장의 대망론이 보수층의 결집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놨다.

여권 관계자는 “야권의 대권 인물이 없어서 지지층의 결속력이 약했던 상황에서 윤 총장의 급부상이 이들의 결집을 주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 장관의 거침없는 맹공이 윤 총장의 존재감을 불필요하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는 추 장관 측에게 언행을 조심해달라는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장관이 각종 돌발 발언으로 윤 총장과 각을 세우면서 오히려 (윤 총장의) 대중 인지도를 높여준 측면이 있다”며 “검찰개혁보다 두 사람의 싸움이 부각되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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