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보건의료 발전협의체’를 둘러싸고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11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발전협의체 회의장 앞에서 협의체 참여 거부 입장을 밝혔다. 앞줄 오른쪽은 회의에 참석하는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연합]

[헤럴드경제] 의료정책과 의사 국가시험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온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보건의료 발전협의체’를 둘러싸고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보건의료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의약단체와 발전협의체를 구성했다.

반면 의협은 정부가 일대일 논의 구도를 회피하려고 별도 회의체를 만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보건의료 발전협의체 제1차 회의를 열고 협의체 구성 및 운영 계획과 향후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강도태 복지부 2차관과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회장, 이상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복지부는 향후 협의체에서 코로나19 장기화 대응 협력과 보건의료체계 개선, 진료환경 개선 등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또 각 단체 의견을 수렴해 매주 또는 격주로 열릴 실무회의에서 보건의료 발전과 관련된 세부 의제를 정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이날 첫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회의가 열린 더플라자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부의 일방적인 보건의료 발전협의체 구성에 유감을 밝히며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별도 입장문에서 “지역 간 의료격차 등 보건의료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미 9·4 의정합의에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럼에도 타 의약단체를 포함한 별도 협의체를 또 구성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의약단체를 포함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의협과 일대일 논의구조를 회피하고 정부가 가진 권한과 영향력을 통해 각 단체를 움직여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협잡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정부는 의협에 협의체 구성과 운영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협이 참여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이날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6개 의약단체와 지난달 27일과 이달 9일 2차례 실무협의를 개최해 협의체 구성·운영 방안, 논의 의제 및 향후계획에 대해 협의했으나 의협은 지난달 27일 실무협의에 참여해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고 이달 9일 실무협의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에 이달 3일 공문을 발송해 보건의료 발전협의체 취지를 설명·안내한 바 있다”면서 “오늘 의협이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밝혔으며 의협도 앞으로 참여해 보건의료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또 지난 9월4일 의·정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의정협의체는 별도로 운영하겠다면서 의협이 참여한다면 당장이라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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