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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패배, 포퓰리즘의 종언 아냐”
트럼프 역대 두 번째 최다 득표
“트럼프 메시지 지속될 것”
불평등·엘리트주의 불신 해소 안돼
일부 극우, 권력 강화에 코로나 이용 가능성
지난달 24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전문가들은 우파 포퓰리스트의 리더격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포퓰리즘의 득세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포퓰리즘은 끝나지 않았다.”(티모시 가튼 애쉬 옥스퍼드대 교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가 확정적이지만, 2016년 이후 미국과 유럽을 휩쓸고 있는 우익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록 미국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불평등과 엘리트주의에 대한 불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등이 전세계 포퓰리즘 지도자들에게 또다른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패배가 포퓰리즘적 지도자들, 그의 우방에게는 타격일 수도 있지만, 정치적 흐름 면에서는 결과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무려 7000만표 이상을 얻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에 이어 득표수 기준 미 역사상 역대 두 번째 기록이다. 이는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있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세계 정치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애쉬 교수는 “포퓰리즘이 끝났다고 믿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그러한 극단적인 분위기 변화는 모두 착각이며, 특히 7000만명 이상이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퓰리즘 탄생의 바탕인 불평등과 엘리트주의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힘을 키워온 우익 포퓰리즘의 종언을 단언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당장 미국만보더라도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정치적, 사회적 균열이 포퓰리즘 부활의 불씨로 여전히 남아있다. 미 정치매체 포린폴리시는 “미국은 포퓰리즘 운동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면서 “지난 40년동안 엄청난 불평등이 열렸고, 지금도 미국에 닥친 정치적 병폐와 좌절적 경제 흐름을 무시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NYT는 “포퓰리즘과 반이민주의를 부추긴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불만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실제로 이같은 불만은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등 미흡한 대응으로 코로나19 사태 악화를 자청한 지도자들마저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후유증을 권력 강화에 이용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NYT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우방이자 포퓰리스트로 거론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의 포퓰리즘 정부가 각자 독자적으로 움직여왔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사라지더라도 유럽 우익 정권의 생존문제와는 별개라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 기독민주당의 노르베르트 뢰트겐은 “트럼프는 유럽의 포퓰리즘과 우파 운동과 다소 무관했다”면서 “그런 이유로 그의 패배는 유럽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싱크탱크 폴리시솔루션스의 안드라스 비로나기는 “트럼프의 퇴진은 동유럽 포퓰리스트를 어렵게 만들기는 하겠지만, 바이든이 그들의 방식을 바꿀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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