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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외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케이틀린 도티 지음,임희근 옮김, 반비)현 장례문화와 관습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으로 전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케이틀린 도티의 신작. 20대에 화장터에서 장의사로 일한 경험을 통해 상업화·기업화한 장례식, 평소 죽음에 대해 대화를 꺼리는 문화에 의문을 제기해왔던 도티는 이번 책에선 좋은 죽음을 위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의 마네네 의식, 볼리비아의 냐티타, 멕시코의 망자의 날 축제, 일본의 고쓰아게 등 세계 곳곳의 죽음의 의례 현장을 찾아간다. 볼리비아의 소원을 들어주는 두개골인 냐티타는 산 자와 죽은 자를 이어주는 주술적 존재로 저자는 냐티타를 가톨릭의 권위에 대항하는 존재로 여긴다. 삶과 죽음을 축복하는 권한을 독점하려는 남성 사제로부터 여성과 민중의 권한을 가져오려는 시도로 본 것이다. 일본은 화장 후 유족들이 뼈를 추려 모으는 고쓰아게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시신호텔 ‘라스텔’을 만들어 고인을 추모하고 함께 살아간다.이 외에 독수리가 시신을 먹게끔 하는 티벳의 하늘장, 고인의 두개골을 기리는 이탈리아의 폰타넬레 묘지 등 다양한 죽음문화를 통해 대안장에 대한 상상력을 더해준다.

▶빛의 핵심(고재현 지음, 사이언스북스)=20세기가 전기의 세계라면 21세기는 빛의 세기로 일컬어진다. 광통신,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물리학자이자 ‘빛박사’로 불리는 고재현 한림대 나노융합 스쿨 교수는 빛의 의미와 빛에 기초한 광기술의 현재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1666년 뉴턴은 프리즘을 사용, 햇빛의 다양한 색을 밝혀냈지만 오늘날 과학자들은 고성능 분광기와 다양한 종류의 검출기를 이용,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 마이크로파 등 전자기파의 광범위한 파장 영역을 검출해낸다. 저자는 4차산업혁명시대 디지털 제어가 가능한 LED, 최근 유행하는 QLED, QD-LED등 양자점이 머지 않은 미래에 디스플레이 화소에서 빛 방출을 직접 담당하는 주연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빛을 다루는 광학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건 메타물질. 자연에 없는 인공적으로 설계해 만든 물질로, 새로운 과학 현상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해 과학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물질의 구성 단위를 인위적으로 설계해 배치하면 굴절률을 마음대로 조절해 빛 통제가 가능해져 투명 망토도 실현할 수 있다. 5G기술의 실체와 앞으로 광학기술이 어떻게 진화할지 등 흥미로운 빛의 세계로 인도한다.

▶권력의 배신(마이클 포터, 캐서린 겔 지음, 박남규 옮김,매경출판)=정치가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산업으로 몰락한 현실을 경영학 구루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경영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기업의 경쟁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경영학적 분석 도구인 ‘5가지 경쟁요인 모델’을 미국 정치에 적용, 거대 정당이 장악한 정치 시스템의 진실을 밝혀낸다. 즉 구매자(유권자), 공급자(정당), 대체품(무소속 정치인), 신규 진입자(신규 정당) 등 5가지 경쟁요인을 적용했을 때, 바람직한 경쟁이 의도적·체계적으로 무력화되는 매커니즘을 파악한 것. 두 정당이 권력을 독점, 신규진입을 차단함으로써 국민의 이익을 위한 바람직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두 정당의 싸움과 법안통과·저지를 위한 무모한 경쟁만이 판을 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관행과 구조를 바꾸는 정치 혁신안도 제시했다. 정당 내 공천 개혁, 과거의 관행이 아닌 추정된 산출 가치에 대비해 설계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당 이익이 아닌 문제 해결과 합의를 중시하는 중도온건파 의원 육성 등이다. 미국 정치시스템에 대한 분석이지만 선거 만능주의, 민의와 먼 입법, 정당의 권력 남용 등 한국의 정치상황과 데칼코마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권력의 배신/마이클 포터, 캐서린 겔 지음, 박남규 옮김/매경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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