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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화웨이 배제’ 참여 요구에…韓 “동맹형태 참여는 곤란”
“안보는 한미동맹·경제는 개방” 되풀이
“韓, 참여 난색…中 반발 의식한 듯”
美, 韓 통신사 거론하며 공개 압박
폼페이오 “유럽 25개국 이미 참여” 강조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고 있다. [AP]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IT 기업을 배제하기 위한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공식 요구한 미국에 대해 우리 정부가 “동맹 형태의 반(反)중국 연대에 참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의식한 한국의 답변에 미국은 회의 직후 한미 협의 결과 대신 유럽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 성과를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불만의 뜻을 나타냈다.

15일 SED 협의에 정통한 미국 측 외교 소식통은 “협의에 나선 미국이 클린 네트워크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참여를 공식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안보기술적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 배제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만, 클린 네트워크 구상 참여에는 부정적인 반응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사실상 동맹 형태로 이뤄지는 반중 연대에는 참여하기 난색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의식한 듯한 한국 측의 반응 이후 구체적인 클린 네트워크 참여 논의가 진행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전날 SED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클린 네트워크에 대한 기본 입장과 우리에게 협력 요청 사항들을 얘기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배제하라는 등의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클린 네트워크와 관련한 미국 측의 입장에 대해 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주도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한 업체를 배제하느냐의 문제와 클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문제는 다르다”며 “5G와 관련해 특정 업체를 사용할지에 대한 문제는 민간 기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클린 네트워크는 통신사와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컴퓨터 등 IT 분야에서 중국 기업을 배제하는 정책으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4차 SED에서도 한국에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요구했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현재 ‘클린 기업’ 명단을 공개하며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공개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 동맹, 경제 분야에서는 개방”이라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며 사실상 미국 주도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장 ‘한한령’으로 경색됐던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 기업을 전면 배제하는 클린 네트워크 참여는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정부의 고심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이번 SED에서조차 한국이 클린 네트워크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논의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미국 측은 우회적으로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회의 직후인 14일(현지시간) 오후 화상 브리핑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한국과의 SED에 대한 별도의 언급 없이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이 유럽을 방문해 클린 네트워크 참여국을 확대한 점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5개국이 넘는 EU와 나도(NATO) 회원국이 클린 네트워크에 동참했다”며 “5G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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