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농사 지으러 양산 가는 길에 들러 아버지를 잃은 어린 학생을 꼬옥 안아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 A 씨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의 형식과 내용을 놓고 한 비판이다. 안 대표는 "정은경 청장에 직접 찾아가 임명장을 주던 그 정성을 왜 아비 잃은 어린 국민에겐 보여주지 않느냐"고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무원의 고등학교 2학년생 아들이 대통령에게 누구보다 자식을 아끼는 아버지가 월북할 리 없다며 진상을 밝혀 명예를 지켜 달라는 호소의 편지를 썼다"며 "그런데 이 눈물의 편지에 대한 대통령의 답장은 너무나 늦었고, 형식과 내용도 학생 마음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건조한 답장만 보낸 것을 두고 많은 국민들이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며 "정상 간 외교 친서도 타이핑을 쳐서 보낸다며, 무엇이 문제인지를 모르겠다고 강변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예의, 유족에 대한 위로나 아픔에 대한 공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냉혹함 그 자체였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전화 한 통해서 한 점 의혹 없이 진실을 밝히겠다, 아빠를 죽인 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위로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도 어려웠나"고 덧붙였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일부 캡처.

안 대표는 "돌아가신 분을 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수는 있다"며 "이것을 북한에게 강조하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을 잃은 고통을 온전히 치유할 수 없어도, 대통령이 위로와 공감과 책임자 처벌 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 그 학생은 다시 일어설 힘을 낼 것"이라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다그쳤다.

그는 또 "고통받는 어린 국민도 감싸지 못하는 어깨가 5000만 국민과 7000만 겨레의 운명을 짊어질 수는 없다"며 "대통령이기 전 '사람이 먼저다'인 인권 변호사로, 자식을 둔 아버지의 심정으로, 힘들더라도 대통령직이 갖는 무한 책임을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어린 학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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