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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빼고 돌아가는 ‘美中 외교’…득실은?
왕이 부장 방한 일정 연기 통보
폼페이오도 日서 ‘쿼드’만 참석
美中 사이 줄서기 압박 피했지만
대북 공조 동력 잃을 가능성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중국 역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방한 일정을 연기했다.

미중 경쟁 상황 속에서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 의도를 갖고 있던 방한이었던 탓에 직접적인 외교적 압박이 한층 줄어드는 모양새가 됐지만, 우리 정부 역시 양국 고위급 방한을 계기로 추지해온 대북 공조 논의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측은 최근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왕 부장의 방한 문제를 “이달 이후로 연기하고 싶다”는 뜻을 우리 정부에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이 자국 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방한 일정 연기 의사를 전달했다”면서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일정 연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선 이달 26~29일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가 예정돼 있다.

갑작스러운 연기 통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애초 왕 부장의 방한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견제하고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에 중립을 요구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만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무산된 상황에서 왕 부장 역시 방한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4개국 반(反)중국 협의체인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오는 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해외 출장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이번 방한 연기로 한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중 양국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주요 고위급이 방한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왔다. 지난 8월에는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방한해 미중 경쟁 상황을 직접 언급했고, 미국 역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에 이어 마셜 빌링슬리 군축 담당 대통령 특사가 방한해 미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 문제를 한국과 논의했다.

특히 이번 방한의 경우, 폼페이오 장관이 쿼드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직후 방한하는 만큼, 한국의 반중 연대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중 고위급이 연이어 한국을 찾아 외교적 압박을 직접 가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정부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논의를 계획했던 대북 공조 역시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북한의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 등 남북 관계가 긴장에 빠진 상황에서 정부는 주변국 공조를 통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한다는 구상이었다.

특히 정부 내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 맞춰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양국 모두 방한 일정을 사실상 취소하며 미국 대선 전 북미회담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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