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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짜 5만원, 현금인출기도 통과”…적발 위폐 1726장, 한은 3년간 600차례 ‘주의보’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 분석 자료
2~3일에 한 번씩 공문 발송한 격
ATM 통과 등 제작기법 거듭 발전
서 의원 “민생피해 직결 대책 필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현금 운송 관계자들이 추석 자금 방출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3년여간 전국 은행에 위조지폐와 관련해 ‘주의 촉구’ 공문을 근 600차례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에 한 번씩 공문을 발송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위조지폐가 1726장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인데, 금액으로 추산하면 2064여만원이다. 화폐를 위·변조해 적발되면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 중징계가 처해지는데도 ‘가짜 돈 찍기’가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은은 2017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위조지폐와 관련해 전국 은행에 모두 595회 주의 촉구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공문을 은행별로 나누면 농협과 축협 등 특수은행에 68.7%(409회), 일반은행 19.8%(118회), 새마을금고와 우정사업본부 등 기타에 11.4%(68회) 발송했다. 이를 연도별로 구분하면 2017년 244건, 2018년 255건, 지난해 60건, 올해 1~8월 36건 등으로 다소 줄고 있으나 아예 없어지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 [의원실]

한은이 이같이 거듭 공문을 보낸 것은 위조지폐가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어서다.

서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조지폐는 2017년 1221장, 2018년 231장, 지난해 187장에 이어 올해 1~6월에는 모두 87장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거듭 감소세이긴 하나, 사실상 ‘강력범죄’로 치부되는데도 아예 뿌리가 뽑히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발견량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51.1%(883건), 경기 22.8%(394건), 인천 5.6%(97건) 등 수도권이 압도적이었다. 강원 4.5%(79건), 대전 3.3%(57건), 충북 2.3%(40건) 등에서도 다수 발견됐다. 전체 가운데 902장은 한은이 돈의 사용가능 여부를 판정하는 화폐정사 과정 중 확인됐다.

서 의원의 조사 결과, 위조지폐 제작 기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5만원권 위조지폐는 홀로그램까지 별도로 그리고 붙여 진짜 지폐의 앞·뒷면을 분리한 후, 분리된 각 진폐(眞幣)에 위조된 면을 붙이는 수법으로 제작돼 현금인출기(ATM)마저 통과하는 사례도 발생할 정도였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5만원권 앞·뒷면이 인쇄된 종이가 특수용지에 붙어있고, 숨은 그림과 부분노출 은선까지 별도 디자인된 위조지폐를 찾아 신고키도 했다. 여기에는 위조지폐 감별에 쓰이는 홀로그램도 붙어 있었는데 이는 실제 5만원권에서 떼서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폐의 4분의 3 이상만 남아 있으면 교환이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서 의원은 “일부 식별이 어려운 위조지폐는 민생 피해로 직결될 우려가 크다”며 “정교화되는 수법에 대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으로 위조지폐 유통을 근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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