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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美 대선 꼭 한달 앞두고 트럼프 ‘위문편지’
김정은, 트럼프 확진 하루만에 발 빠른 위문
당 창건 75주년 전후 ‘강경카드’ 자제 신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을 꼭 한달 앞둔 3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위문전문을 보내 관심을 모은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나 남북 군사분계선 위로 손을 맞잡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위문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이뤄진 발 빠른 행보다.

김 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한 ‘위문전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는 뜻밖의 소식에 접하였습니다”며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위문을 표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당신과 영부인이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면서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입니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또 “당신과 영부인께 따뜻한 인사를 보냅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위문전문은 150여자에 불과하며 원고지 한 장 분량이 채 못된다.

그러나 형식이나 내용상으로는 적잖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히자마자 위문전문을 보냄으로써 북미 정상 간 친분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며 “북한의 나름 정교하면서도 의도적인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국가적 차원의 코로나19 방역 및 극복을 응원하는 친서를 보낸 적은 있지만 코로나19에 걸린 외국정상에게 공개적으로 위문의 뜻을 표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 외국정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기적으로는 내달 3일 미국 대선을 한달 앞두고 있고,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묘한 시기에 북미정상 간 신뢰를 재확인함으로써 당 창건 75주년 기념식 열병식을 포함해 최소한 미 대선 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악재가 될 만한 고강도 무력시위는 자제하겠다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외국정상들과의 친서 내용은 물론 친서 교환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던 관례를 깨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선제적으로 공개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최근 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가진 인터뷰를 토대로 발간한 ‘격노’에서 두 정상이 27차례 친서를 주고받았다며 구체적인 문구까지 공개한 탓에 북한이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관측이 나오던 마당이다.

김 교수는 “개인적 관계가 국가적 관계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정상 간 좋은 관계는 협상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당장 협상은 없지만 향후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와 미국 내 부정적인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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