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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사과·해명에 軍 대응 의구심만 더 증폭…진상규명 제대로 될까
국군의 날을 앞두고 25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참배를 마치고 현충원을 나서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과거와는 다른 신속한 북한의 사과 표명에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군이 다양한 정보자산을 동원해 얻은 첩보를 바탕으로 북한군 동향을 파악해 국민들에게 공개했지만, 정황상 이해되지 않는 군의 대응이 연속된데다 북한 측 통지문이 당도하면서 상황이 반전됐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지난 21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가 22일 밤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한 정황을 파악하고 23일 1시 30분 언론에 관련 사실을 처음 알렸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군은 A씨가 실종됐으며, 첩보에 의하면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됐다는 내용 정도였다.

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A씨는 전날인 22일 밤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러나 군은 23일 낮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추가 사실확인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군 관계자는 "더 이상 알려드릴 내용이 없다"며 수 차례 언론의 브리핑 요청을 묵살했다.

이어 다음날인 24일 오전 군 당국은 통상 10시 30분에 실시되는 브리핑 시간을 알 수 없는 이유로 11시 15분으로 늦춰 기자들의 반발을 샀다.

군 당국은 이어 24일 브리핑에서 A씨 사망 사실을 알리고, 북한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러한 태도는 남북 군사갈등이 생긴 경우, 군사정보를 독점하는 우리 군 당국이 통상적으로 보여온 행동패턴과 비슷하다.

그러나 군 당국의 대처는 다양한 의혹을 낳았다.

군 설명에 따르면, 군 당국은 23일 오후 3시 30분 A씨가 북한 선박에 발견된 정황을 파악했고, 오후 4시 40분에는 A씨가 북한군 측에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까지 포착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5시간여 후인 이날 밤 9시 40분 A씨는 돌연 북한군에 의해 총살을 당했다. 이어 A씨의 시신이 북한군에 의해 불태워졌다고 군은 설명했다.

당장 군 당국이 A씨 발견 정황을 포착한 이후 사살될 때까지 어떤 대처를 했는지 의혹이 증폭됐다.

군은 A씨가 북한 해역에 있고, 정확한 장소를 특정할 수 없어 긴급대응에 나설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군은 A씨가 사망한 다음날인 23일에서야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북한군 측에 A씨 관련 사실 확인을 위한 통지문을 발송했다. 왜 A씨가 생존해 있는 22일 당시에 북한군과 통신 노력을 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군이 설마 그럴 줄 몰랐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A씨를 사살하고 불태웠다'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면서 북한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런데 북한 측에서 25일 오후 대남통지문을 보내오면서 상황이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북측 통지문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군이 설명한 양상과는 좀 다르게 전개됐다.

또한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북측의 신속한 사과 표명에 군의 대국민 설명 방식의 개선 필요성마저 제기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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