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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영, 김정은 사과 몰랐다…국회에 ‘北 무반응’ 보고 준비
남북 소통과정서 靑 전면에…‘통일부 패싱’ 드러나
이인영, 北 설명과 달리 “시신 훼손 판단” 국회 보고
北통전부, 통일부 ‘통통라인’ 아닌 청와대 앞 통지문
청와대가 25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오전 우리 국민 피격 사건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공개한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같은 시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보고자료에서 현재까지 북한의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통일부가 남북 소통 과정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우리 국민의 총격 사망에 대해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 전통문을 청와대 앞으로 보내온 가운데 통일부는 이 같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사망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소외된 셈이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서해 우리 국민 피격 관련 업무보고’를 했다.

그런데 통일부는 외통위 회의 개의 직전인 오후 1시51분께 배포한 자료에서 정부 대응조치를 설명하면서 “현재까지 사건 관련 북한의 공식매체 보도, 입장 발표 등 반응은 없는 상황”이라며 “북측은 24일 유엔사 군사정전위 채널 대북통지에도 무반응”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가 청와대 앞으로 이날 오전 보내온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이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 장관과 통일부가 남북 간 내밀한 소통 과정에서 배제된 것이다.

이 장관은 이를 염두에 둔 듯 정작 국회 보고 때는 “이 자리 오기 직전에 상황에 변동이 있었기 때문에 추가로 보고드리지 않겠다”며 해당 대목을 읽지 않았다.

또 “다만 북측으로부터 일련의 입장 전달이 있었다는 내용을 소통하고 왔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장관은 우리 국민의 피격 상황에 대해서도 북한이 통지문에서 밝힌 내용과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22일 추정시간 21시40분께 북측은 북측 해역에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통지문에서 사격을 가한 뒤 접근해 확인 수색했지만 ‘정체불명 침입자’를 찾지 못했다며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부유물만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밝힌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점과 함께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워 훼손했다는 점을 대다수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통지문 내용을 모르고서야 국회에 보고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이 장관과 통일부가 국회에 허위보고를 할 이유가 없는 만큼 청와대와 북한 통전부 사이에 오간 통지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북한 통전부가 통일부와 사이 이른바 ‘통통라인’이 아닌 청와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낸 것 자체가 ‘통일부 패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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