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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 나스닥 반등해도… 소프트뱅크 ‘고래’ 위협은 계속
손정의 회장 비선조직서
FANNG 콜옵션 대량거래
시장변동성 촉발한 의혹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투매현상이 진정됐지만, 주식시장을 뒤흔든 ‘고래(큰손 투자자)’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미 동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93.87포인트(2.71%) 급등한 1만 1141.56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 29일 3.6% 오른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한주 사이 21% 가량 폭락한 테슬라의 주가도 전날보다 10.9% 급반등했다.

최근 나스닥은 하루 2~5%의 큰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동성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을 이끄는 손정의 회장의 공격적 베팅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생했다. 소프트뱅크는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와 테슬라 등 미국 대표 기술주들에 대해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 규모의 콜옵션을 대규모로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콜옵션(Call Option)은 미래 특정 시기에 미리 설정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향후 주가 상승에 베팅을 하는 것인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콜옵션 매입에 따른 ‘액면 위험노출도(Notional exposure)‘가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런 포지션의 일부는 위험회피수단으로 매입한 다른 계약에 의해 상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의 위험한 배팅소식에 소프트뱅크 주주들의 문의와 불만민원도 쇄도하고 있다. 베일의 쌓인 소프트뱅크 투자의결조직이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의 공격적 투자가 알려진 이후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니케이225에서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5 거래일 연속 하락해 약 1조 3000억 엔(약 15조 원)이 날아갔다. 10일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는 오전 10시 25분 기준 주당 5698엔에 거래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부정회계 파문이 터진 독일 핀테크업체 와이어카드에 지난해 투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는 와이어카드가 발행예정인 10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사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했다. 하지만 구조화 증권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와이어카드에 돈을 투자한 것은 아부다비 국부펀드 등 제3의 투자자들이었다. 소프트뱅크는 돈은 넣지 않고, 오히려 임직원 일부가 관련주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전문가들은 손 회장의 공격적 베팅으로 시장불안정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옵션거래가 늘어나면서 뉴욕증시의 시장변동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미 투자리서치 회사 선다일 캐피탈의 제이슨 고에퍼트는 지난 한달 간 콜옵션 프리미엄 거래금액이 400억 달러(47조 5000억 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미 시카고의 투자교육기관 프로스퍼 트레디딩 아카데미(Prosper Trading Academy)의 스콧 바우어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뱅크가 개인 투자자들이 여름 내내 옵션계약을 급격히 확대하는 것을 목격한 뒤 그 흐름에 편승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위워크를 비롯한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후 지난 달 소프트뱅크는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와 테슬라 등 미국 대표 기술주들에 대해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FT는 소프트뱅크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취재원을 통해 해당 거래가 콜옵션이었다고 밝혔다.

공격적 투자로 주식시장을 뒤흔든 이른바 ‘고래사건’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지난 2012년 JP모건 런던지사의 투자담당 직원 브루노 익실은 파생상품 거래를 잘못해 62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익실은 포트폴리오상의 손실을 은닉하기 위해 장부를 조작하고 서류를 위조한 혐의까지 있어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플리바게닝 끝에 불기소처분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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