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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구조조정·기안기금에 뉴딜까지…이동걸의 ‘무거운’ 연임
인정승천 3년 더 펼쳐야
금타·대우조선·GM 해결
아시아나·대우건설 숙제
文경제 야전사령관 역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8월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연임했다. 연임이 자의였냐 타의냐였는 물음표다. 이 회장은 평소 ‘더는 안한다’, ‘더는 못한다’는 얘기가 입버릇이었다. 사실 하고싶어 하는 사람이 줄을 선 자리다. 임명권자가 ‘한번 더’를 결정한 것은 이 회장만한 사람을 못찾았기 때문일수도 있고, 중차대한 일들이 워낙 많아서 일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그의 연임은 위 뿐 아니라 아래에서도 인정한다는 점이다. 꽤 두둑한 결과로 과정의 정당성을 입증해낸 ‘진보 학자’에게 새 3년이 열렸다.

이 회장의 3년전 취임일성은 ‘인정승천(人定勝天)’이었다.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이긴다는 뜻이다. 대단한 배짱이었다. 이 회장은 그 배짱을 결과로 보였다. 그간 문제 있는 기업들의 ‘종합병원’ 역할을 했던 산은이 기업들을 대거 ‘퇴원’ 시켰다. 최장기 입원환자였던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했다. 이 회장이 직접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만나 밑그림을 그렸고 결국 본계약 성사까지 이뤘다.

이외에도 금호타이어 매각과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도 이 회장의 손에서는 쾌도난마였다. 동부제철의 구조조정과 매각 역시 그가 매듭을 지었다. 이 회장은 또 한국시장에서 GM이 철수하는 것을 막았고, GM으로부터 10년 동안 연구개발(R&D) 물량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아쉬운 부분과 해야할 일도 많이 남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려던 아시아나 항공 매각은 ‘노딜’이 사실상 확정됐다. KDB생명 매각도 아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무산도 이 회장에겐 아픈 상처다.

이 회장에게 주어진 당면 현안은 역시 ‘코로나19’ 극복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명했던 ‘정책형 뉴딜펀드’의 실무 주관사를 산은이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시중 부동자금이 한국판 뉴딜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 마중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과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특수목적기구(SPV) 운용 역시 산은이 담당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회되면서 국책은행인 산은이 해야할 임무가 막중해지자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라도 이 회장 ‘계속 기용’에 무게가 실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11일 열리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도 이 회장이 참석한다.

산은 내부적으로도 정비해야 할 지점들이 적지 않다. 우선 산은 건전성 관리다. 올해 6월말 기준 산은의 BIS비율(총자본비율)은 12.85%다. 이 회장 취임직전인 2017년 6월말 15.37%였던 비율이 불과 3년 사이 2.5%가량이나 뚝 떨어진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BIS비율이 13% 이하인 곳은 자본확충이 어려웠던 케이뱅크(10.20%) 외엔 산은이 유일하다. 산은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셈이다. 올해 상반기 산은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30%넘게 급감했다. 수익이 목적이 아닌 국책은행임을 고려하더라도 수출입은행이나 기업은행에 비해서도 BIS 비율이나 당기순익 부분에선 산은이 뒤쳐진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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