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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취업·병역 ‘3대 역린’ 건드린 文정부 ‘공정성 논란’에 2030 분노
휴가 복귀 10분만 늦어도 처벌 감인데…“선을 넘었다”
‘엄마찬스’…“편하게 군 생활하는 걸 보면 박탈감 들어”
제2의 ‘조국사태’?…“충분히 권력 남용 지적받을만 해”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6월 25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의 군복무 관련 의혹들이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교육 공정성’에 이어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에 따른 ‘취업 공정성’으로 홍역을 치른 문재인 정부에서 ‘병역 공정성’마저 불거지자 2030세대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응한 20대들은 추 장관의 아들인 서모(27) 씨가 카투사에 복무하던 당시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2015~2016년 공군으로 복무했던 대학생 김모(25) 씨는 휴가에 미복귀한 채 연장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선을 넘었다”고 입을 뗐다. 김씨는 “다른 특혜들은 공감대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휴가 미복귀는 정말 큰 문제다. 일반 사병이라면 10분만 늦게 들어와도 처벌을 받는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 장관 아들이 카투사에 복무한 것마저 ‘엄마 찬스’로 간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기억 속에 군대는 ‘국회의원 한 명만 방문해도 주말에 부대 청소를 시키는 곳’, ‘대령 아버지를 두면 없던 자리도 만들어서 가는 곳’인 터라 여당 대표의 아들이라는 것 자체로 군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던 직장인 A(25) 씨는 “룰렛을 돌려 투명하게 카투사를 뽑는다고 하면서 쉽게 돈이나 ‘빽’으로 들어와 편하게 지내는 걸 보면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부대마다 다르겠지만 휴가, 외박, 병가 등을 붙여 쓰는 건 얼마든지 가능했고 휴가 끝나는 날 들어와서 보고하고 다시 나가는 게 정석인데 일일이 중간에 복귀하지는 않았다”며 “사전에 보고 안 된 상태에서 휴가나 외박을 연장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고양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5) 씨는 ‘휴가 미복귀’ 논란이 일 때에는 좀 더 두고 보려 했지만 통역병 외압 의혹까지 제기되자 생각이 달라졌다. 김씨는 “휴가는 부대 분위기에 따라 상사들이 먼저 전화해 주는 경우도 많고, 병가라면 부모가 부대에 전화하는 것도 왕왕 봤다”며 “통역병 파견 외압이 더 중한 사안이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에게는 엄청난 특혜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오모(24) 씨도 “군대라는 상황이 힘든 건 다 마찬가지인데 여당 대표 아들이라는 이유로 보좌관이 전화를 걸어 청탁했다는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다른 청년들은 억울하고 비참할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이 장관 가족사에서 ‘공정성’ 논란으로 확대되며 정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25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에서 20대의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7.1%포인트 떨어진 42.6%로 집계됐다. 20대가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며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0.9%포인트 떨어져 48.1%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지난주보다 2.6%포인트 떨어진 37.8%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20~30대는 ‘공정성’ 논란에 다시금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직장인 김씨는 “추 장관 아들 의혹이 ‘조국 사태’ 수준까지 번진다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충분히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민주화 운동 등 여당과 함께 성장해온 부모님 세대와 달리 우리는 정책과 사안에 따라 지지를 철회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김모(26) 씨도 “평소 본인이 강조하신 대로 꼬리 자르지 말고 공명정대하게 몸통까지 다 드러내시길 바란다”며 “군대에서도 ‘프리패스’였다면 바깥에선 얼마나 더 할지 상상도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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