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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둥지에서 첫 번식한 황새가족 무사히 태안 떠났다
고향 충남 예산 아닌 곳 자가둥지에서 떠난건 처음
지금까지 58마리 방사 2016년 첫 야생 번식 성공
1971년 밀렵꾼 총에 대 끊겨, 피·땀·눈물 복원작업
방사 황새 대부분 예산 야생에서 친환경 생태속 서식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가 충남 태안군 남면의 송전탑 위에 스스로 만든 자연둥지에서 지난 5월 8일 자연번식이 이루어졌던 총 4마리의 새끼 황새와 부모새가 안정적인 육아를 마치고 지난 달 23일 둥지를 떠난 것을 확인했다고 2일 전했다.

황새복원프로젝트를 벌인 충남 예산군 안에서 황새들은 사람이 만들어준 인공둥지 탑에 알을 낳아 총 49마리의 새끼를 부화한 바 있으나, 이번처럼 고향인 예산군을 벗어난 곳에서 인공이 아닌 스스로 만든 둥지에서 알을 낳아 자연 번식을 마치고 둥지를 떠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①고향인 예산을 떠난 황새가족이 태안 전신주 위에 둥지를 스스로 만들었다.
②위험천만 태안 전신주 위 황새둥지. 노심초사하던 민관의 아낌없는 보살핌이 있었다.

문화재청은 새끼들의 감전 사고 예방을 위해 새끼들이 어느 정도 자란 이후인 지난 6월 태안군, 예산황새공원, 한국전력공사와 협의를 거쳐 감전 방지 시설을 둥지 인근에 설치해 새끼 황새들의 사고를 예방하다가 부모새를 포함한 황새 가족 6마리가 지난 달 23일 전부 둥지를 떠난 이후인 8월 25일에는 송전사고 방지를 위해 둥지를 아예 제거했다.

③황새 떠난 빈둥지. 당국은 전신주 위는 위험한 곳이어서 일단 철거하고, 돌아오면 안전한 곳에 새 둥지를 만들어줄 계획이다.

내년에 이들 가족이 다시 둥지를 찾아 돌아오면 번식지 인근에 인공둥지 탑을 설치하여 보다 안전한 번식을 유도할 계획이다.

문화재청과 예산군은 황새 복원사업으로 지난 2015년 황새 8마리를 자연에 첫 방사한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총 58마리를 방사했다.

최근 문화재청은 업무혁신의 하나로 그동안의 ‘집중사육’ 방식에서 자연유산 본연의 특성에 맞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으로 자연유산의 보존 방식을 전환하고, 국민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황새를 비롯한 따오기‧어름치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의 증식‧복원, 자연환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2021년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황새가 텃새로 서식할 수 있도록 5개 지자체(김해시, 청주시, 고창군, 해남군, 서산시)와 함께 협력하여 방사장 설치, 관리 전문인력 육성 등 제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2022년에는 지금까지 복원·증식된 황새가족을 자연으로 방사할 예정이다.

1971년 4월 충청도 어느곳에 황새 한쌍이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지 불과 이틀 만에 밀렵꾼(사법처리)이 이 황새 가족을 찾아 수컷을 사살하면서 한국 황새의 대가 끊겼다.

이에 문화재청, 예산군, 주민, 대학 연구진, 새 전문가 등 민관이 황새복원프로젝트에 나섰다. 국경을 넘나들던 동일 원종 암수의 도입, 자연번식을 위한 황새 스쿨 개설과 함께, 친환경 농법 전면화, 하천생태, 둠벙과 어도 복원 등 황새친화적 환경조성을 병행했다. 2015년, 부화, 자연적응스쿨, 관람 및 체험시설 등을 갖춘 황새공원이 완성되고, 멸종 45년만인 2016년 4월 방사된 황새가 야생 번식에 성공했다. 이미 공원을 떠나 중국, 러시아, 오키나와까지 간 황새들도 있고, 상당수는 예산주민들이 잘 만들어놓은 친환경 논, 자신들을 아껴주는 다른 고을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이번 황새는 예산을 떠나 태안의 전신주에 둥지를 만들어 살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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