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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도에 대한 새로운 사실, 잠수복의 원조, 부산해녀, 救命寺
국립민속박물관 영도 민속 조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큰 다리가 열렸다 닫히는 영도는 부산의 대표 낭만 아이콘이다.

“아가, 영도다리에서 꼭 보재이~.” 이 영도대교와 영도 섬 해안끝 태종대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깡깡이 마을 조선소는 용접 슬래그를 작은 쇠망치로 떨궈내던 억척 깡깡이 아지매의 애환이 숨쉬는 곳이다.

예술빌리지가 된 깡깡이 마을 처럼, 바다를 향해 객석 처럼 착상한 흰여울문화마을도 벽화 등 예술로 치장했다. 옛 조선소 인근에서 흰여울문화마을 해안산책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태종대를 만난다.

태종대

국립민속박물관이 20일 펴낸 영도 조사자료를 보면, 우리 국민이 영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 말고, 새로운 영도의 속살이 드러나 관심을 모은다.

1934년에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도개식(跳開式) 다리인 영도다리는 부산의 대표적 명소 중 하나다. 6.25 전쟁 때는 전국 각지에서 온 피란민들이 전쟁통에 흩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영도다리로 모였고, 산업화시대에는 농촌을 떠난 이주민들이 영도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영도다리를 건넜다. 영도다리는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만나는 약속의 장소였다. 이곳엔 자살방지특공대도 있었다.

영도대교

“태종대는 가봤는데 영도는 안 가봤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태종대는 영도라는 단어 보다 잘 알려져 있는 영도의 자랑이다.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쏴 과녁을 맞혔던 곳이기 때문에 태종대라 불리게 되었다.

조선 시대 태종대는 신선이 내려와서 놀았다는 신선대(神仙臺)에 국한되었지만, 오늘날은 태종대공원 전체를 아우른다. 많은 문인, 화가를 비롯해 통신사절단, 동래부사 등이 신선대의 붉은 기암괴석을 보고 감탄하며 풍류를 즐겼고 지금은 가족, 친구, 친목계원, 직장 동료들의 야유회 장소로 인기 만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태종대는 만인의 관광지였다.

그렇지만 태종대는 모두에게 행복한 곳만은 아니었다. 영도다리와 함께 영도의 자살 명소로 알려진 자살바위가 있었다. 생활고를 벗어나고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부모 친지 없이 혼자 살아서 등 사람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목숨을 끊으려 자살바위를 찾았다. 이곳에서 관광객에게 음식을 팔며 아픈 남편이 회복되기를 기도했던 정영숙은 이들을 만류하며 목숨을 구했고 작은 암자 구명사(救命寺)를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시는 그 자리에 모자상과 전망대를 설치했다.

부산 해녀의 선진 물질기술도 삼척 처럼 제주에서 원정온 해녀에게서 배웠다.

민속박물관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영도는 해조류 상인, 객주 등이 밀집되어 있었고, 매년 제주 해녀 수천 명이 전국의 해안으로 ‘원정 물질’을 가는 거점이 되었다. 선진 물질 기술을 갖고 있던 제주해녀의 원정 어로와 물질기술 교육은 삼척, 태안, 기장에서도 자랑삼아 얘기한다.

한국 최초로 해녀, 해남이 입는 고무잠수복이 탄생한 곳도 영도이다. 영도대교 입구에 있었던 보온상사는 1960년대 말부터 고무 잠수복을 제작하였고, 이곳에서 일을 배운 사람들이 부산 외의 다른 지역에서 공장을 차려 잠수복을 제작하였다. 잘 알려져 있듯이 고무 잠수복이 국내에 알려지기 이전에는 방한(防寒)이 되지 않고 몸을 가리는 역할만 했던 광목으로 만든 잠수복(상의는 ‘물적삼’, 하의는 ‘물소중이’)을 입었다.

고등어잡이를 위해 출항하는 대형선망어선

부산광역시의 시어(市魚)는 고등어이다. 최근 3년 연달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생선 1위에 꼽히기도 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고등어 선단이 출항․귀항하고, 어획한 고등어가 모였다가 경매를 통해 전국 각지로 흩어지는 집산지다. 국내 어획량의 80~90%가 부산공동어시장을 통해서 유통될 정도다.

1970, 80년대 광복동 미화당백화점 옆에는 명성에 걸맞게 고등어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고갈비골목’이 생겨났는데, 부산 사람들의 고등어에 대한 애정은 예나 지금이나 가히 전국 최고라 할 만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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