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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문 밖에서 전시장을 바라보는 남자…"놀라지 마세요, 작품입니다"
갤러리수, '특이점이 온다'전
노영미 · 윤보현 · 장유정 참여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사회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각 제시
윤보현, Run Home, 갤러리수 '특이점이 온다' 전시전경 [사진제공=갤러리수]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008년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인간과 기술의 구별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그 영향이 커서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시기를 '특이점'이라 명하고, 특이점의 시대에는 유전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 혁명에 인간은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기술이 인간을 초월할 것이라고 했다.

12년 남짓 흐른 지금 커즈와일의 예측이 현실이 된 것은 아니나, 어느 정도 설득력은 있다. '특이점'은 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삶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세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봐야하는 '전환점'의 시대다. 코로나19를 마주한 예술가들은 과연 어떤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까.

윤보현, Shadow, 2004 wax, steel, wire, spotlight 203x23x30.5(h)cm [사진제공=갤러리수]

갤러리수는 이같은 질문에 나름의 답을 준비한 노영미, 윤보현, 장유정 작가가 참여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개최한다.

윤보현 작가는 모든 기준이 바뀌어버린 시대를 포착했다. 갤러리 맞은편 가정집 창문에 영상작업이 설치됐다. 날이 어둑하거나 비가 오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 사람이 전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자꾸 흘러내리는 안경을 만지고 옷을 정리한다. '런홈(Run Home)'이란 작업으로,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기구에 작가가 매달려 촬영한 영상을 뒤집어 상영한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뒤바뀐 세상이 됐다. 그래서 내가 당사자가 되어 거꾸로 해봤다"는 작가는 "안과 밖을 바꾸고, 공공장소와 개인장소를 바꿔봤다. 촬영도 거꾸로 하고 남의 집을 엿봐야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장유정, 자연스러운 자연 #4 , 2019 archival print, floor standing lamp photography: 66x100 cm, object: 40x40x135 cm [사진제공=갤러리수]
노영미, 파슬리 소녀, 2018, 16:9, 7m 40s [사진제공=갤러리수]

장유정은 휴대전화와 TV등 너무나 익숙한 평면의 이미지와 사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식물원에서 아름답게 피는 꽃을 사진으로 찍고, 그 앞에 꽃의 색과 비슷한 조명을 설치했다. 일부러 '자연스럽게'보이도록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식물원과 그 앞에 놓인 나무의자를 사진에 담고 이 사진과 비슷한 느낌의 나무상자를 놓았다. 작가는 "화면을 통해 많은 것을 하지만 결국 사람은 땅을 디디고 돌아다니고, 사물을 소유하고 함께하는 삶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노영미는 인터넷을 떠도는 문서, 이미지 중 저작권 제한이 없는 것들을 재료로 작업한다. 그러다 만나게 된 한 명의 소녀가 작업의 주인공이 됐다. 라푼젤 계열의 이탈리아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파슬리 소녀'에도, 채털리부인과 김신선전 등을 바탕으로 제작한 '킴'에도 같은 소녀가 나온다. 작가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재료로 작업하며 이들이 마치 고아나 유령같은 존재가 되버린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한다. 전시는 이번주 일요일 23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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