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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경쟁 속 韓 입장 요구”…숙제 들고 방한하는 中 양제츠
中 외교 총괄…이르면 다음 주 중 방한
“시 주석 방한에 상응하는 메시지 요구”
美中 경쟁 사이에 낀 정부는 고심 커져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미·중 외교·국방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EPA]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 중 방한하는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청와대와 시 주석의 방한 때 논의할 의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과 갈등 중인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국의 적극적인 메시지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중국 측 외교 소식통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양 정치국원의 방한과 관련해 “청와대와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논의하며 한국의 적극적인 메시지를 요구할 것”이라며 “(양 정치국원이)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뿐만 아니라 홍콩,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한 한국의 명확한 입장을 들어야 시 주석의 방한도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은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시 주석의 방한 전에 관련 입장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양 정치국원은 시 주석을 직접 보좌하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미중 갈등을 총괄하고 있다.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의 강화를 상징한다. 시 주석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방한을 결정한 만큼, 한국에도 그에 상응하는 메시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한국과의 주요 의제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 칭다오에서 진행된 제24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도 중국은 ‘일대일로’ 계획과 한국의 신남방정책 연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 등과 함께 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주요 의제로 꺼냈다. 미국이 IT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탈(脫)중국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고위급 인사를 보내며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안별로 국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다는 기본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미중 양국 모두 중요한 파트너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은 지난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방한 역시 코로나19 확산 탓에 극비리에 일정과 의제를 조율 중인 상황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양 정치국원의 방한 일정과 관련한 물음에 “확인 드릴 사항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중국 외교부도 “제때에 발표할 것”이라며 방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관련 언급을 자제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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