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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타히의 오묘한 시 세계로, ‘사랑이 아닌 것은 별’외

▶사랑이 아닌 것은 별(사이하테 타히 지음, 정수윤 옮김, 마음산책)=‘밤하늘은 언제나 가장 짙은 블루’‘사랑의 솔기는 여기’와 함께 현재 일본 현대시를 대표하는 타히 시의 3부작으로 꼽힌다. 얼굴도 본명도 알려지지 않아 수수께끼 시인으로 불리는 타히의 시는 죽음, 고독, 사랑, 상실, 허무의 가장자리에서 보이는 빛나는 것들을 서늘하게 그려낸다. 흔한 일상의 언어를 세심하게 닦아 맑게 빚어낸 언어들은 쉽게 사람의 마음 안쪽에 가닿는다. 그의 시는 디지털시대에 다양하게 변주되는데, ‘밤하늘은 언제나~’는 영화로, 내려오는 시를 쏘아 시어들을 해체하는 슈팅게임으로, 사용자가 지정한 인물 사진에서 시가 쏟아져 나오는 앱, 시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사이트 등 ‘타히가 곧 쟝르’인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의 초기시집에 속하는 ‘사랑 아닌 것은 별’은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청춘의 들끓는 감정선을 따라 산뜻하게 그려냈다.

▶식탁 위의 미생물(캐서린 하먼 커리지 지음, 신유희 옮김, 현대지성)=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건강의학 주제인 마이크로바이옴의 신통한 세계를 담았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이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비만, 자폐, 알레르기, 우을증까지 관여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시선을 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무균 쥐에게 비만 환자의 체내 미생물을 심어주자 체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만감 또는 허기를 느끼도록 하는 호르몬에 미생물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핍시 우울증을 일으키는 세로토닌의 약 8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소개된다. 코로나 19대유행 속에 한국인이 잘 걸리지 않는 이유가 김치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김치의 매우 다양한 미세환경에 주목하기도 한다. 인류의 오랜 발효식품인 치즈를 비롯, 요거트, 김치, 낫토, 사우어크라우트, 콤부차, 올리브, 코코아 등 장내 미생물을 먹이는 전세계 발효 전통음식들의 최신 연구결과와 함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당신의 특별한 우울(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윌북)=개인마다 원인과 증상이 다른 우울증은 평소에 쉽게 간과되지만 죽음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 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는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인 린다 개스크는 “우울은 함부로 진단하는 것이 아니며 일반화할 수도 없고 개인에 따라 시작점과 진행 경로가 다른 특별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우울이 저마다 다른 얼굴을 지닌 것은 바로 개인의 취약성과 계기가 되는 사건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란 것이다. 취약성과 딱 맞아 떨어지는 사건은 언제든 일어나게 돼 있고, 따라서 누구에게나 우울은 찾아올 수 있다. 치료는 바로 그 취약성을 찾아내고 그 시작점을 발견하는 게 중요한데, 그 여정에서 공감하고 특별하게 바라봐주는 게 의사로서 저자의 특별함이다. 그 자신 10대 시절부터 우울증과 불안을 주기적으로 겪어온 경험의 소유자다. 내담자의 복잡한 내면 속에서 그는 차마 의사에게 내면을 말하지 못하는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의사와 환자 사이를 조심스럽게 넘나들며 자기 자신과 환자를 치유해나가는 이야기는 복잡미묘한 우울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해준다. 저자는 무엇보다 우울은 언어로 표현될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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