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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짜리 빙수 먹으러 2시간 웨이팅?…코로나에 호텔빙수 동났다
기본 대기시간 1~2시간 “빙수가 뭐라고”
시내 특급호텔, 빙수 매출 작년보다 4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5만9000원짜리 애플망고 빙수가 뭐라고…”

직장인 박민아(28·가명)씨는 지난주 빙수를 먹으러 서울 중구 신라호텔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평일 오후 3시임에도 불구하고 1층 호텔 라운지를 꽉 채울 정도로 대기 인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입장하기 위해 1시간 이상, 빙수 나오기까지 또 30분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호텔빙수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여행은 커녕 바깥 활동도 자유롭지 못한 탓에 방역이 철저한 호텔에서 빙수로 더위를 피하면서 호텔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 [사진제공=서울신라호텔]

2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평일에 서울신라호텔 로비에 가면 박씨처럼 애플망고 빙수를 먹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도 가득차 있다. 신라호텔이 평일 한정된 시간에만 이 빙수를 판매하다 보니 낮에는 1시간, 저녁은 2시간 정도 기다려야 빙수를 맛볼 수 있다.

호텔빙수 가격은 3~5만원대로 일반 빙수보다 가격이 3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고객들이 찾는 이유는 ‘숙박을 하지 않아도 호텔 로비에서 여유롭게 누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시내 특급호텔의 로비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빙수만 맛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를 먹는 건 단순히 빙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5만원대로 즐기는 신라호텔’을 경험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의 빙수 매출이 매년 늘면서 로비 라운지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빙수 판매를 시작한 이후 로비 라운지 매출이 1.5배 늘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전체 빙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이상 뛰었다. 6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조선호텔의 빙수 판매량은 320% 급증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빙수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1인 빙수 판매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여파로 빙수 나눠먹기에 부담을 느낀 ‘1인 1빙수’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1인 빙수는 양을 줄인만큼 가격대도 낮아져 주머니가 가벼운 MZ세대들도 부담없이 즐긴다는 설명이다. 올해 1인 빙수를 처음 출시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전체 빙수 판매 중 40%가 1인 빙수였고, 조선호텔의 1인 빙수 매출도 지난해보다 3배 늘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빙수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은 저렴한 가격으로 호텔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안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철저한 방역으로 안심할 수 있는 호텔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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