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행] 4대 국제관광거점 도시, 목포 ‘전방위’ 즐기기
최장 해상케이블카 ‘흉-금-상-쾌’, 스카이워크 신설
최고 목로주점 노리는 항구포차, 목포야경 유람선
공연단 리더 울컥하는 코멘트 “한국의 흥을 살리자”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입암산-갓바위 트레킹 만점
일제가 목포의 눈물 저항적 가사 바꾼것 복원하기도
핫플레이스 떠오른 연희네슈퍼-시화골목 청년놀터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대한민국 4대 국제관광거점 도시 목포가 확 바뀌었다. 목포의 눈물은 희망이되고, 한숨은 발전의 긍정에너지가 되었다.

어렵던 시절, 목포의 ‘산소 같은 여자’, ‘흥 제조기’였던 목원동의 억척 물장수 옥단이는 고난을 이겨내는 도시의 상징이 되어 국제 퍼포먼스의 국가대표 주자가 됐고,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기틀인 매화나루터(째보선창) 옆 온금동(다순구미)에는 문화예술타운 건설이 한창이다. 온금동 언덕 너머 서산동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민주화운동 영화 ‘1987’의 촬영지로서 전국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재잘거리며 논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엄지척, 1등바위, K팝한류의 원조= 목포바다옆 유달산 꼭대기에 조물주가 빚어놓은 ‘엄지 척!’의 상징 1등바위와 임진왜란 승리의 상징 노적봉은 일제가 아무리 정기 말살을 꾀해도 대한민국 남서해를 굳건히 지켰고, 21세기엔 국내 최장 해상케이블카라는 온국민 놀이기구까지 장착해 활기가 넘친다.

삼학도에 잠든 이난영은 K팝 한류의 원조이자 목포의 대표아이콘이다. 한일 순회공연을 위한 연합 걸그룹 유닛 ‘저고리 시스터즈’ 리더, 자신이 기획자로서 미국에 진출시킨 ‘킴 시스터즈’의 산파이기도 한 그는 비음의 애절함과 칸소네풍-파두 창법을 한국전통음악과 접목시켜 90년 가까이 국민가요로 군림했던 ‘목포의 눈물’이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된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난영이 기획해 미국에 진출시킨 킴시스터즈. 오른쪽 두번째가 이난영
목포대교

유달산-입암산의 거리두기 트레일, 삼학도~갓바위 문화예술 힐링, 눈물이 에너지로 변한 구도심의 반전매력, 밤 포차와 크루즈, 분수쇼 등 더위를 몰아내는 피서 등 목포여행은 ‘2020년형 대한민국 바캉스의 ABC’를 다 갖췄다.

▶현지인들의 즐겨찾기 입암산-갓바위 트레킹= 아침은 입암산 산책으로 시작한다. 갓바위(천연기념물 500호) 뒷산, 해발 122m의 친구같은 산으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목포 문화예술 타운을 내려다 본다. 입암산은 외지 여행객들이 가장 관심을 바로 그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이다. 야간 분수쇼 평화광장 한켠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갓바위까지 1시간 정도면 등하산을 마친다.

초입에서 가파르게 5분가량 오른 다음에는 평탄한 능선산책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좌우의 나무가 자연스럽게 터널을 만들고 나무사이로 언듯언 듯 푸른 바다가 보인다. 정자와 헬스기구가 나란히 있어 잠시 한숨돌리면 숲생태 교육장, 갓바위로 이어지는 선응사, 용라산으로 이어지는 생태터널을 차례로 만난다.

바위산이기 때문에 길이 끊긴 곳을 밧줄타기, 나무데크 등으로 이었다. 가파른 곳에 놓인 거대한 돌은 사람 엉덩이가 쏙 들어갈 정도의 오목굴곡을 만들어 쉬게 한다. 바위전망대에선 영산호하구언과 남항이 함께 보인다.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의 점이지대인 것이다. 입암산에는 건강하고 방해꾼이 없는 곳에서만 사는 도롱뇽이 집단 서식해 청정지역임을 시위한다.

갓바위
갓바위 초가집

▶갓바위에서 민속촌 초가집 찾기= 종점인 갓바위는 파도·해류 등에 의해 바위가 침식되고 풍화혈이 생기는 과정에서 갓 쓴 사람 모양, 민속촌 초가집 모양으로 변한 것이다. 요즘은 이곳에서 갓쓴 두사람 이외의 숨은그림찾기 내기가 한창이다. 바다위를 걸어서 신비한 자연현상을 구경하도록 해상인도교를 만들었는데, 워낙 유명한 목포 갓바위를 모르면 국내여행얘기판에 끼기 어렵다. 조명받은 밤에 더 멋지다. 국립해양연구소 선착장에는 염전이 예쁜 섬 달리도를 오가며 국민들에게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들려줄 조선통신사 배들이 정박해 있었다.

100년쯤 전 유달산 노적봉 바로아랫동네, 즉 대한민국 국도 1호선(서울행), 2호선(부산행) 출발점 및 목포근대역사관에서 유달초등학교 사이는 한국인 오피니언리더와 경제인, 일본인 거주지역이었고, 바닷가쪽 서산동, 온금동과 원도심 중 유달산쪽 언덕 달동네 목원동은 전형적인 목포 서민들이 살던 곳이었다. 고단함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던 동네였다.

▶1987 촬영지의 확장, 대반동 스카이워크= 런던의 테이트모던처럼 문화예술공간으로의 재생을 꿈꾸던 온금동이 우여곡절 끝에 조선내와 공장터에 대한 리모델링에 들어간 사이, 고개넘어 서산동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온금동과 서산동은 골목마다 변화가 그려지고 시가 씌여 있다. 서산동의 골목은 특별히 시화골목이라고도 하는데, 찾는 이가 뜸하더니, 이 동네에서 한국현대사를 바꾼 사건 박종철, 이한열 피살사건을 다룬 1987이 촬영되면서 전국의 2040 청춘들이 찾고 있다.

영화 ‘1987’에서 이한열(강동원)과 연희(김태리)가 시국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장면 등이 촬영된 ‘연희네슈퍼’가 인기를 끌면서 연희네 다방, 연희네 커피 등이 확장되고, 연희네 오빠 근희네도 생겼다. 마을 하늘에 전선줄이 어지러이 엮여있어 흉물스럽다고 했지만, 요즘은 이렇게 서산동과 국민이 엮이는가 싶어 반전매력을 느낀다.

서산동 1987 촬영지

온금동 옆 대반동에는 스카이워크와 운치있는 카페가 들어섰다. 핵심 관광지인 카페 대반동201은 커피보다 ‘풍경 맛집’에 가깝다. 평일에도 바다와 인접한 자리는 늘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카페 바로 앞은 길이 54m의 스카이워크다. 목포대교를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유달산 불타오르네, 목포의눈물 저항가사 복원= 많은 국민들이 올랐던 유달산은 언제가도 새롭다. 이번 탐방에서 새롭게 확인한 것은 목포의 눈물 가사 중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이라는 저항적 표현을 일제가 ‘삼백련 원안풍은 노적봉 밑에’라는 바꾼 것을 복원한 것이다.

낮의 유달산 정취도 아름답지만, 밤에는 사방의 조명등이 마치 불이 난 듯 환하다. 싸목싸목(천천히,조용히) 비가 내리는 날에는 유달산 야경은 판타지를 연출한다.

유달산와 목포대교, 해상케이블카 주탑의 야경

이 모습은 최근 개설돼 인기를 끌고 있는 항구포차와 크루즈에서 잘 보인다. 비행기 격납고 혹은 군대 막사,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항구포차는 옛 해경부두에 문을 열었다. 알록달록 여러 색깔의 포차가 동글동글 파도치듯 도열해 있다.

▶최고 목로주점 노리는 항구포차= 15개의 항구포차는 맛의 도시 목포에 걸맞게 낙지, 민어, 홍어삼합 등 목포 9味를 비롯해 항구다운 특색을 담은 100여 종의 다양한 메뉴로 여행객 입맛을 사로잡는다. 15명의 사장님은 목포시가 엄정한 심사를 거쳐 간택했다. 미각의 도시 다운 최고의 음식과 친절, 안전, 방역, 청결로 항구포차를 우리나라 최고의 목로주점가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비가 싸목싸목 내리던 초여름날의 항구포차

손님들의 특징은 젊은 층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현지인, 관광객, 대학생, 직장인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목포를 떠들썩하게 한다. 포차 앞마당엔 무대가 설치돼 있고, 유달산의 밤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손가락만 누르면 인생샷이다. 금요일이면 항구포차에 낭만을 더해주는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안전과 미관을 고려한 통일된 컨셉의 항구포차 15곳은 맛의 도시에 걸 맞는 최고의 음식과 감성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크루즈와 춤추는 바다분수= 항구포차 옆 삼학도 항구에선 유람선이 새로 취항했다. 대형선인 '삼학도크루즈'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969t급 최신형 유람선으로 승선정원은 570명이다. 공연장·연회장·야외행사장·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소형인 '유달산크루즈'는 196t으로 승선정원 189명이다.

삼학도

야간에는 삼학도-해상케이블카타워-목포대교-갓바위-평화광장-바다분수를 돌아오는 코스로 소요시간은 1시간이다.

목포 야경 여행의 마무리는 춤추는 바다분수다. 어두워지면 평화광장 앞바다에 설치된 수백 개 분수에서 물줄기가 나오며 레이저쇼가 시작된다. 최대 분사 높이가 70m에 이르는 세계 최초 부유식 해상분수다. 방문객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레이저쇼와 함께 소개하기도 한다.

싸목싸목 비오던 평일, 우리 탐방단 외에 승객은 많지 않았다. 다들 야경 구경하느라 갑판위에 올라가 있다가 배가 다시 선착장에 도착하기 10분전 객실안에 모여들자 객실내에서 흥을 돋우는 라이브 공연을 지속했던 공연단 리더가 한마디 한다.

1시간동안 흥을 돋우던 목포 유람선 공연단 리더는 코로나 퇴치와 대한민국 흥의 복원을 얘기하며 울컥했다.

“이제들 내려오시는 군요. 아무도 없는 객실이지만 저희는 노래하고 춤을 추었습니다.(울먹) 우리나라 사람들 얼마나 흥있고 놀러다니는것 좋아합니까. 코로나 빨리 지나가라고 노래했습니다.” 감동받은 승객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