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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래 찬가 “괴산을 거치는 이유는 그놈의 올갱이국” [함영훈의 멋·맛·쉼]
옥수수·고추·한우 강세, 닮은 식생+ R&D
찰옥수수, 5년 연속 농림부 파워브랜드
지질과 고추는 청송, 감자는 강원도 닮아
갈론, 선유, 쌍곡엔 넓은 반석,돌고래바위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충북은 남한 한가운데 있다보니 여러 지역 특성들을 고루 가졌는데, 북부-중부 지역은 경기남도, 강원남도라는 너스레에 오르내리기도 하고, 문경, 청송과 닮았다는 촌평도 듣는다.

괴산의 옥수수와 감자,한우가 강원도급 또는 이상의 호평을 받는 이유는 식생면에서 유사한 장점을 가졌고 연구개발을 더했기 때문이다. 충북을 대표하는 ‘중원’이라는 표현은 강원도 원주-횡성에서도 쓴다. 특히 산막이 옛길까지 오갔던 한국 발품 물류의 주역, 보부상은 충북-강원-경기를 한고을처럼 다녔다.

괴산 ‘거기찻집’의 감자전은 괴산여행의 필수템이다. 여행자들은 이 집 칼국수도 맛있지만, 김치의 맛은 어마어마하다고들 했다.

괴산 사람들은 ‘대학찰옥수수’는 강원도 것 보다 우월하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토양과 식생은 비슷해도, 괴산 농업기술센터가 학계와 공동 개발해 당도,쫄깃감,아삭함 등을 높였다. 최근 5년 연속으로 농림부의 파워브랜드에 선정됐다. 수옥폭포와 괴강관광지 사이, 천연기념물 느티나무가 있는 장연면에 이 품종 생산농가가 밀집돼 있다.

괴산읍내 이름도 즐거운 식당 ‘즐거운날’의 민물새우 새뱅이 전골

연풍면 새재로에 있는 ‘거기찻집’은 찻집이라기 보다는 식당이다. 이곳 두툼한 감자전의 맛은 동종업계 전국 최고 수준의 맛이다. 감자 분말이 삶아질 때 끈적해진 덩어리를 피자 굽듯 두툼하게 구워냈다. 육즙이탈을 그릴기술로 막은 최고급 스테이크처럼 바삭한 식감 직후 물컹 씹히며 감자의 참맛이 미각을 자극하고 여운이 길다.

괴산버스터미널 앞 올갱이해장국을 잘하는 ‘주차장식당’ 안에는 작가 조정래가 이런 글을 남겼다. ‘내가 저수령 고개를 넘지 않고 괴산을 거치는 이유는 그넘의 올갱이국 때문이다.’

올갱이국
주차장식당 안에 붙여진 태백산맥 소설가 조정래의 올갱이국 찬사

표고, 한우, 절임배추, 청결고추 역시 식생 좋은 괴산이 자랑하는 특산물이다. 가을엔 고추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산막이 옛길 입구 등엔 표고버섯 가게가 많다.

물 많은 괴산에는 35명산(名山)도 있다. 또 계곡에는 벨루가 모양, 돌고래 모양의 바위, 넓은 반석이 많은데 이유가 있다. 청송 주왕산 또는 동해 무릉계곡처럼 높은 산들로 둘러쳐진 괴산은 계곡 물들이 수만년 동안 빠르게 혹은 느리게 휘감았을 것이다. 빠른 물살에 약한 바위는 반석이 된다.

선유구곡의 돌고래 닯은 바위
갈론구곡, 돌고래 닮은 바위

고래모양의 돌이 많은 것도 수심에 따라 물살의 크기가 차이 나고, 돌의 저항력이 부위에 따라 달라 유려한 곡선 형태로 남은 결과로 보인다. 바닷가가 해안 암석지대도 바람 약한 곶(串)은 거북이 머리 모양, 바람강한 곳은 악어(대청도)나 펠리칸(욕지도) 주둥이처럼 변한다. 돌고래 바위는 갈론구곡과 선유구곡에서 많이 보인다.

선유동문

청천면의 선유구곡은 퇴계 이황이 칠송정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하여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9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1곡인 선유동문을 시작으로 2곡 경천벽, 3곡 학소암을 차례대로 만나고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을 지나 9곡인 은선암을 끝으로 계곡 상류인 후문을 빠져나가면 517번 지방도로를 만나게 된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화양동계곡과 함께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라고 적혀 있다.

쌍곡구곡의 으뜸 절경 소금강

선유동 입구에서 관평 방면으로 이동한 뒤 51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 후 고갯마루를 넘으면 쌍곡구곡의 상류가 시작된다. 쌍곡구곡은 칠성면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의 구간에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마당바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하여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쌍곡구곡

보배산, 칠보산, 군자산, 비학산의 웅장한 산세에 둘러 싸여 있고,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이 기암절벽과 노송, 울창한 숲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특히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칠보산과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군자산은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호롱소는 계곡물이 90도의 급커브를 형성하여 소를 이루었다. 근처 절벽에 호롱불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어 호롱소라 불린다.

괴산고추 괴산군농업기술센터가 꾸준히 연구개발하면서 품질을 키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된 괴산고추축제는 가을에 군의 한복판에서 열리는데 괴산의 명소 어디든 20~30분이면 당도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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