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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 리 “부동산, 떨어지는 일만 남아…한국 주식, 여전히 싸다”
‘금융문맹’은 질병…‘경제독립 버스투어’로 금융 강연
‘동학개미운동’ 환영…장기 투자 강조
연금저축펀드 가입 필수
개별 주식은 “플랫폼·헬스케어 업종 유망”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제공=메리츠자산운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국내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인 ‘부동산’과 ‘사교육’에 과감하게 반기를 드는 자산운용사 대표가 있다. 버스를 타고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경제 독립’과 ‘주식 투자’를 설파해온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일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돈이 일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올해 ‘동학개미운동’이 벌어지기 수년 전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를 주창했다. 7월의 첫 날, 서울 북촌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서 존 리 대표를 만나 금융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금융문맹’은 질병…‘돈’ 배워야=미국에서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던 존 리 대표는 돌연 한국으로 돌아와 2014년부터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뛰어난 경쟁력과 잠재력을 가진 한국이 금융에 발목이 잡혀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는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돈을 제대로 관리하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금융문맹’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금융문맹률이 너무 높다. 노후 준비가 80% 확률로 안 돼 있다. 돈에 대해 너무 교육을 안 받고 돈 얘기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다보니 돈을 함부로 쓰고 ‘소확행’, ‘욜로’에 물들어있다. 금융문맹은 질병이다. 바이러스랑 똑같다. 한국이 그 전염병에 걸려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존 리 대표는 ‘경제독립 버스투어’와 유튜브를 통해 금융 지식을 전달한다.

“희망이 없다고 목숨을 끊으려던 분이 있었다. 그러다 강연을 듣고 ‘희망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고 말해주셨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그는 밝혔다.

▶동학개미운동 환영하는 ‘존봉준’=올해 ‘동학개미운동’이 증시를 달구자 주식 투자를 강조해온 존 리 대표도 다시금 주목받았다. 그는 ‘존봉준’이라는 별명이 좋다면서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 없이 시작하게 된 것은 좋다. 주식 투자는 위험한 게 아니고 하지 않는 게 위험한 것”이라며 “다만 빚을 내서 한다든가, 단기적으로 투기처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주식은 장기 투자”라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 가격을 맞춰 매매하려는 ‘마켓 타이밍’에 대해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라고 못박았다. 주가는 내 생각대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고, 단타(단기 매매)는 돈을 못 번다는 설명이다.

그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재무제표, 영업보고서 등을 파악하고 경영진의 도덕성과 자질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사교육 말고 ‘주식’=존 리 대표는 부동산과 예금에 투자가 쏠리는 현상을 우려한다. ‘일하는 투자’가 아닌 데다, 부동산 폭락과 함께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까봐서다.

그는 “서울 일부 지역만 제외하고 부동산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아파트는 비어 있고 상가도 다 비어 있다. 인구가 줄어들고 소비 패턴도 바뀐 것이다. 부동산은 대부분 대출 받아서 하는 레버리지 투자기 때문에 이자를 생각하면 번다고 볼 수 없다. 월세가 더 싸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혹시 뒤처질까봐 대치동에 가야 되고 10억원이 비싼지 싼지 판단이 안 된다. 그런데 이제 아이를 안 낳는다. 대가족도 아니고 혼자 산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일만 남았다”고 진단했다.

사교육에 대해서도 “대학에 가는 것과 부자가 되는 것은 상관이 없다. 대학이 목표가 되면 안 된다”며 “정말 공부가 좋아서 하는 아이라면 사교육이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자녀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사주는 게 미래를 위해 낫다는 조언이다.

그는 국가 전체로도 “연간 30조~40조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창업 자금에 쓰면 엄청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도소득세는 대부분 부과…펀드 차별은 반대=최근 금융세제 개편안에 대해선 항목별 평가가 엇갈렸다.

우선 양도소득세는 “대부분 국가에 있었다. 소득 있는 데 세금 있다는 건 일반적이다. 한국이 그동안 안 매긴 게 오히려 예외적이었다”면서도 “다만 없던 세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도별 손해와 이익을 합산하는 이연과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펀드와 주식을 차별하는 부분에 대해선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국 주식 ‘저평가’…“지금이 적기”=최근 증시 고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지만 존 리 대표는 한국 주식이 여전히 ‘싸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초 퇴직연금제도인 401k가 나온 후 40년간 증시가 꾸준히 올랐다. 퇴직연금이 증시로 들어가면서 활황이 되고 구글, 애플, 마이크로포스트 같은 회사가 나왔다”며 “한국은 지금 너무 좋은 상황이다. 금융 교육과 국민연금의 투자가 뒷받침되면 미국처럼 증시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이 난리인 것도 한국 금융업에 엄청난 기회”라고 진단했다.

특히 연기금 등 기관이 외국 주식 말고 한국 주식에 투자해 한국 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금저축펀드’ 필수…‘플랫폼·헬스케어’ 유망=부자가 되고 싶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개인에게 존 리 대표는 우선 ‘연금저축펀드’부터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외에 추가적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방안이자 세액공제 혜택도 있기 때문이다.

개별 주식에 투자할 경우엔 카카오, 네이버 같은 플랫폼 업종과 헬스케어(건강관리)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랫폼은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온라인이 점점 대세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오래 살기 때문에 헬스케어도 유망하다”고 그는 말했다.

단 바이오주에 대해선 오버슈팅 부분이 있고, 쉽지 않은 분야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존 리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워런 버핏이 탄생할 수 있다. 흙수저기 때문에 부자가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지만 오히려 거꾸로다. 흙수저가 부자 된 얘기가 많고 진짜 큰 부자는 흙수저다. 공부 잘 하는 것보다 부자 되는 게 더 쉽다”며 개인 투자자를 응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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