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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독주 국회, 추경부터 ‘졸속’…연말 경제 성적표 책임져야
정치 전문가들 결국 일방통행의 결과물에 따라 명분과 평가도 달라질 것
또 다른 과제인 공수처는 “어차피 야 비협조”·“명분 훼손” 평가 엇갈려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전례 없는 거대 여당의 독주 국회가 시작됐다. 코로나19 추경을 명분으로 민주당은 17석의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는 길을 택했다. 여당이 독점한 상임위원회에선 수십분만에 심사가 이뤄지는 등 35조원 규모의 제 3차 추가경정예산 처리부터 졸속 우려가 커졌다. 30일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속도전을 벌이는 한편, 공직자범죄수사처 구성을 비롯한 각종 정책·입법을 밀어붙인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북한의 강경 태세로 잠시 주춤했던 종전선언까지 다시 꺼내들고 나섰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국회 일정의 전면 거부에 들어갔다. 여당의 독단과 야당의 무기력 속에 이제 여당은 국정운영을 오롯이 홀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결국 연말 경제 성과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최 평론가는 “민주당은 ‘십자가’를 끌어안았기 때문에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어 맹렬하게 일할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플러스로 경제성장률을 마감하고 연말까지 방역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민주당 ‘덕’, 못한다면 민주당 ‘탓’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역시 “의석수대로 상임위원장을 나누는 관행이 깨졌으니 국회의 ‘뉴노멀’이 도래했다고 본다”고 경제·사회 성적표에 향후 정치 구도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견제장치를 잃어버린 국회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쏟아졌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민주주의에서 독자적으로 잘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지금의 진보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 특권층의 지위를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걸 독자적으로 한다면 많은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실장도 “여야의 문제를 떠나 근본적으로 삼권 분립은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라며 “여당이 ‘대통령이 말하면 즉각적으로 해야 한다’는 식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야당이란 견제 장치가 없으니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공수처 등 일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야당이 고스란히 양보하고 공수처장추천위원회 구성 등에 협조해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윤 실장은 “여당이 공수처를 추진할 때 내세운 논리가 ‘야당의 비토권을 보장한다’는 것이었는데 만약 이를 무력화시킨다면 이전의 논리와 충돌되니 만만찮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독주 견제 장치라는 명분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최 평론가는 “공수처의 경우 여당이 야당을 어르고 달래다가 15일이 지나도 출범하지 못하면 ‘백혜련 안’이 통과될 것”이라며 “야당이 끝까지 거부하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다른 야당을 교섭단체 대리로 지정하도록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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