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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노력 지지한다”면서도 대북제재엔 꿈쩍않는 美
해리스 美 대사 “남북 관계 위한 韓 노력 지지”
美 국무부 “北 핵 활동 여전…제재 유지해야” 강조
문정인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못 하는 것 아냐”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콜롬비아군 6·25전쟁 참전 기념행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정부와 여권을 중심으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미국의 동의 없이도 대북 제재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언급까지 나온 상황에서 주한미국대사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대북 제재 완화 논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2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한미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남북 관계에 대한 한국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정한 목표를 위한 외교적 진전을 이루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전날 6ᆞ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영상 메시지에서도 최근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언급했던 해리스 대사는 최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대해 “북한이 내놓는 발언 등을 지켜보며 미국은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는 행위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최근 언급하고 나선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던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반응과는 온도 차가 있는 모습으로, 전날 같은 포럼의 기조연설에 나섰던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한국인들은 이제는 현재의 정전체제를 끝내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한국이 우리 스스로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주인공이 될 때라고 여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우리 정부가 여러 채널을 통해 전한 대북 제재 완화 요구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최근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를 전후해 미국 측에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미국 측에 강조했지만, 부정적인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뿐만 아니라 고위급 채널을 통해서도 북한에 대한 부분적인 제재 완화 필요성을 정부가 언급했지만, 미국은 대북 제재 유지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준수해야 한다는 미국의 기본 입장이 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 국무부도 지난 23일 의회에 제출한 ‘2020 군비통제ᆞ비확산ᆞ군축 이행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핵 개발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기 전에 먼저 제재 완화를 제안하지는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우리 정부는 제재 완화를 강행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지난 25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반대한다고 우리가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역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들을 만나 완화를 강력히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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