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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나라 것 의심받던 붉은 안료 매국문병, 국보서 최종 퇴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보 제168호로 지정돼 있던 ‘백자 동화매국문병’이 조선이 기피하던 붉은 안료를 쓰는 등 원나라 것으로 의심받은 끝에 결국 퇴출됐다. 이 국보 번호는 결번이 된다.

국보 퇴출은 이번이 역대 세번째이다. 앞서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다가 1996년 가짜로 판명된 귀함별황자총통이 국보지위를 박탈당했고,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한 단계 아래인 보물로 강등된 바 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그동안 국보로서 위상과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 병(白磁 銅畵梅菊文 甁)’에 대해 ▷출토지나 유래가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같은 종류의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남아 있어 희소성이 떨어지며 ▷작품의 수준 역시 우리나라 도자사에 영향을 끼쳤을 만큼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해제를 최종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보에서 퇴출된 백자 동화매국문병
유사품과의 비교. 조선은 붉은 안료를 기피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월 5일 회의에서 이 문병이 1974년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 국보로 지정됐지만, 14세기 중국 원나라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고, 조선에서 진사 백자는 18세기 이후에야 본격 제작됐으며, 조선 전기 경기 광주 지역의 가마터에서는 아직 출토된 사례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조선은 중국과 달리, 붉은 색을 선호하지 않았고, 태종실록에는 붉은 안료가 조선에서 나지 않는 외제이니 사용하지 말라는 기록까지 있다는 것이다. 문화유산계 일각에서는 단순 수입품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문화재 위원들은 이 병이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을 봤을 때 중국 원나라 도자기인 '유리홍'(釉裏紅)과 매우 유사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보물로 격상됐다.

한편 문화재청은 조선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玄眞)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15세기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 제2066호와 보물 제2067호로 각각 지정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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