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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평화? “불가능한 일”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후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트럼프의 군사력 발동 언급, 남한을 향한 북한의 막말과 남북연락사무소 철폐까지 일련의 상황은 한반도 평화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준다.

국제정치전문가인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저서 ‘전쟁과 국제정치’(북앤피플)에서 “오늘날의 국제정치는 마치 미국 역사 초기의 서부 개척시대의 미국 사회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스스로의 힘으로 지킬 수 밖에 없는, “비슷한 수준의 질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전시나 다름없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타니샤 파잘의 국가의 죽음 연구를 통해 인용하는데, 파잘은 근대민족국가 체제가 시작된 1816년부터 2000년까지 184년동안 존재했다가 이웃나라에 맞아 죽은 나라가 66개국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체 국가 207개국 중 3분의1이 사라진 것이다, 이 중 75%가 이웃의 폭력에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본질과 전쟁을 따로 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많은 전쟁이 있었는지, 세계사를 바꿔놓은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차원, 국제적 세력균형 등 다각적으로 분석해나간다. 또한 군비경쟁과 현대무기체계, 전쟁연구의 새로운 경향 등 현황과 전망도 담아냈다.

얼핏 전쟁 연구사처럼 보이는 이런 목록은 저자의 냉정한 현실인식에 기인한다. 전쟁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와는 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 거꾸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전쟁은 국가의 삶과 죽음에 관한 엄정한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한반도의 냉전이 끝났다’, ‘북한 핵 문제도 잘 풀릴 것’이라고 믿는 낙관론자들을 향해, 전쟁은 아직도 옛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현실이며, 세계와 한반도가 완전한 평화를 이룩한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학자적 양심을 내세워 진단한다.

저자는 전쟁에 대한 막연하거나 순진한 생각들을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대부분의 정치가, 기업가, 학자들이 믿는 국가간 경제 의존의 증가는 자동적으로 평화의 조건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저자는 경험적으로 봤을 때 상업적 거래가 많은 나라들을 오히려 전쟁에 왕왕 빠져들게 만들었다며, 국가간 무역거래가 가장 높았던 1914년 세계대전이 시작됐음을 지적한다. 이는 최근 코로나 19 사태에서도 일정부분 드러난다.

또 다른 하나는 최고의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국가안보가 보장된다는 잘못된 믿음이다. 저자는 전략 무기들이 전쟁에서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짚어내 최고 병기의 신화를 걷어낸다.

저자는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유명한 격언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써야만 평화의 시간을 계속 연장시켜 나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전쟁과 국제정치/이춘근 지음/북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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