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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집권 뒤 로동신문 기자 100여명 구조조정 왜?

북한의 로동신문은 북한 최고 지도부와 권력집단이 자신들의 현실인식과 국가전략을 북한 주민과 외부세계에 알리는 핵심 미디어다. 외부세계로선 북한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창인 동시에 북한 지도부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메신저인 셈이다.

그런데 김정은 집권 이후 로동신문의 기자 수가 줄고 내용도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관계와 군사 분야에서 현직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수한 박사의 저서 '북한 로동신문 기자들 실체 분석: 김정은 시대 북한 언론 어떻게 변했나’(선인)에 따르면, 북한 로동신문의 기자 수는 김정일 시대 278명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189명으로 크게 줄었다. 로동신문의 기사 내용도 김정일 시대에는 지도자 찬양, 사상 혁명, 서방 비판 등 주로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치중했다면,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경제 발전과 과학기술 강조 등 기존과는 전혀 다른 주제가 부각되는 양상이다.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은 미디어의 핵심 기구인 편집국과 기자, 기사에 대해 양적·질적 분석을 통해 김정은 권력승계 시기에 나타난 로동신문의 변화를 세밀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김정일의 사망, 김정은의 후계 계승, 장성택 숙청 등 격변의 정권 교체기를 사건에 따라 5개 시기로 나누고, 시기별 로동신문의 기명기사 6개월치를 전수 조사해 기자들의 실체를 역추적했다.

1시기는 김정일의 뇌경색 전 시기, 2시기는 김정일의 뇌경색 및 회복 시기, 3시기는 김정일 사망 및 김정은 후계 승계 시기, 4시기는 장성택 숙청 시기, 5시기는 김정은식 권력구조 개편 시기로 나눴다. 이 시기 기사는 총 1만3252개에 달했다.

기사 리스트를 근거로 편집국 조직이 드러났는데, 이 시기(1~5시기) 기자수는 271명, 278명, 200명, 198명, 189명으로 꾸준히 줄었다. 효율성 제고 차원이란 분석이다. 편집국내 부서이동도 비교적 활발했다. 다만, 남한 소식을 전하는 조국통일부, 미국 등 서방 소식을 전하는 국제부의 인원 변화는 엄격하게 제한된 모습이다.

저자는 "김정은 집권 이후 정책 방향이 경제 문제 해결, 과학 기술 발전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보인다"면서 "북한의 2018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외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등장을 전후로 북한 통치수단의 일부로 여겨지는 로동신문의 형태적·내용적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북한의 특수성상 신문의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로동신문의 변화는 북한을 읽는 하나의 지표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북한 로동신문 기자들 실체 분석 김정은 시대 북한 언론 어떻게 변했나/김수한 지음/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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