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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삐라’ 철퇴 속도전…“늦어도 금주 내 고발”
北, 文대통령 겨냥 “사람다워 보이더니 선임자보다 더해”
“통일부 2년 방치하다 뒤늦게 판문점선언 끌어와 옹색”
통일부는 11일 북한이 반발하는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해온 탈북민단체에 대해 이날, 늦어도 이번 주 내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이원율 기자] 정부가 대북전단 규제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이르면 오늘, 늦어도 금주 내 고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위반 내용 사실적시와 문서정리 등 실무준비를 마치는 대로 경찰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통일부 소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있는 해당 단체들의 법인 설립 취소도 청문 등 절차 진행을 위해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두 단체를 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결정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발 빠른 후속조치에 나선 셈이다.

통일부는 이들 단체의 대북전단과 페트(PET)병 살포 행위가 교류협력법상 미승인 반출에 해당하고, 판문점선언을 비롯한 남북합의 위반, 남북관계 긴장 고조, 접경지역 주민 생명·안전 위험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미승인 반출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 법인 허가가 취소되면 법인 잔여재산 처분과 통장 개설이 안되는 등 제약을 받고 궁극적으로 청산 절차를 밟아야한다.

그러나 통일부가 이전까지 대북전단에 대한 교류협력법 적용이 어렵다고 하다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가 나온 뒤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통일부가 지난 15년 간 승인을 요구하지 않다가 김 제1부부장 말 한마디에 문제 삼는다며 드론 등을 활용해 계속 대북전단을 보내겠다고 반발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우리가 밖에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려면 정보 유입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며 “한국 정부가 그런 작업을 중단하면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과 남북 주민들의 화해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보도했다. VOA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의 언론과 표현, 결사 자유 부정에 대한 대응을 촉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민간단체의 대북정보 유입 활동을 막는 데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일부가 돌연 ‘사정변경’을 이유로 유권해석을 바꾼 데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가 사정변경으로 거론한 판문점선언에 대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양측 정상의 추상적인 선언으로 그간 남북 간 서명한 어떤 선언도 국회비준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비준 동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판문점선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 전단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는데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합의하지 말았어야했고, 합의했으면 지켰어야했다”면서 “통일부가 2년이나 방치해오다 뒤늦게 판문점선언을 사정변경 사유로 끌어온 것은 옹색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유권해석 변경으로 국민의 과거 행위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려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작 북한은 남측의 태세 전환과 발 빠른 후속조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비난 수위를 한층 더 높이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최고존엄은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정신적 기둥이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지금 적들이 표면상으로는 마치 아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듯이 철면피하게 놀아대고 있지만 실지에 있어서는 하루 한시도 우리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흉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후에 판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북남관계가 총파산된다해도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응당한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인민의 철의 의지”라고 밝혔다. 특히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평양과 백두산에 두 손을 높이 들고 무엇을 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할 때는 그래도 사람다워 보였고 촛불민심 덕으로 집권했다니 그래도 이전 당국자와는 좀 다르겠거니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오히려 선임자들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정조준해 비난하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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