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섬마을 우리들' 프레스콜.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공연예술계의 낡은 관행 중 하나로 꼽혔던 계약서 미작성 행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예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피해를 봤던 프리랜서(자유활동가) 예술인들도 구제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서면계약 위반사항 조사권과 시정명령권이 신설된 예술인복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 4일부터 시행된다고 27일 밝혔다.

개정 법령이 시행되면 예술 활동 중 서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수익 배분 등 계약서에 명시해야 하는 사항이 누락된 계약을 예술인이 신고하면 문체부가 조사한다.

문체부는 조사 결과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서 명시 사항의 기재, 계약서의 교부 등 시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명한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은 또 서면계약 정착을 본격화하기 위해 문화예술기획업자 등이 계약서를 3년간 보존하도록 했다.

예술인 실태조사(2018년)에 따르면 전업 예술인 가운데 프리랜서 비율은 76%에 달한다. 이 중 서면계약 체결을 경험했다는 비율은 37.3%. 이미 2016년 5월부터 서면계약 의무가 도입됐으나 공연예술계에선 계약서 미작성이 관행으로 이어졌다.

문체부는 개정 법령이 문화예술계에 서면계약 체결 문화가 정착하고, 공정한 예술생태계가 조성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이날부터 문화예술용역 ‘서면계약 위반 신고·상담 창구’가 문을 연다. 신고·상담 창구에서는 위반사항 신고를 접수할 뿐만 아니라 예술인과 문화예술기획업자 등 계약 당사자들에게 계약서 작성 상담과 법률 자문, 계약 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연말의 예술인 고용보험제도 시행을 앞두고 서면계약 체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서면계약 작성 문화 정착을 위한 예술계 협회·단체, 유관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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