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LPGA선수권] 선수들 “어려운 때 대회열어줘 감사…무관중은 어색할 듯” 한 목소리
박성현-김세영/외국인 캐디가 입국 꺼려 국내서 캐디구해
13일 양주 레이크우드 CC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를 마친후 포즈 취하는 선수들. 왼쪽부터 이정은, 장하나 최혜진 박성현 김세영 조아연./KLPGA 제공

[헤럴드경제(양주)=김성진 기자] 코로나 19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최초로 국내에서 프로골프 투어가 열린다.

14일부터 경기도 양주의 레이크우드CC에서 치러지는 KLPGA선수권대회는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다. 스폰서들이 잇달아 대회를 취소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와 캐디 등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고, 골프팬들에게 골프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1라운드 개막에 앞서 13일 선수들의 연습라운드와 미디어데이가 실시됐다. '가뭄 끝에 단비'같은 대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선수들 대부분은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고, 좋은 경기를 펼쳐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전상의 이유로 야외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은 회견 전 방역업체가 철저히 방역을 했으며, 박성현 김세영 이정은 장하나 최혜진 조아연 등 참가선수 6명은 마스크를 쓴 채 단상에 앉아 질문에 답했다.

먼저 “코로나19로 대회가 잇달아 취소됐는데, 어렵게 대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느꼈나”라는 공통질문.

이정은은 “두달간 쉬며 체력 보충을 했다. 그동안 선수 이정은으로 지냈는데, 한동안 25세 이정은의 삶을 즐긴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힘든 시기에 좋은 시합 열어줘 감사하고, 우리들의 경기내용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우승자 최혜진은 “의도치않은 공백으로, 기술훈련, 체력훈련을 많이 하며 준비할 수 있다. 언제 대회가 열릴까 걱정하던 중에 이번 대회가 개최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미국은 아직 대회를 못하는데 한국은 이렇게 대회가 열려 기쁘고 자부심도 생긴다. 본의아니게 혼자만의 시간을 오래 가졌는데 선수들도, 국민들도 힘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오랜만에 국내 팬들께 인사드린다. 좋은 상황이 아닌데도 대회를 열어줘 감사하다.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 국민들께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해 신인왕 조아연은 “두달 공백기가 부족한 점 많이 채울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힘든 때 대회 열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13일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 미디어 데이에서 취재진이 야외에 마련된 회견장에서 선수들의 답변을 듣고 있다. /KLPGA 제공

코로나사태로 인해 예상못한 변수도 있었다.

LPGA투어에서 외국인 캐디와 함께 하는 박성현과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 국내에서 캐디를 구했다.

아일랜드출신 캐디와 경기해온 박성현은 “경기를 하게되면 한달전에는 들어와야 할 거라고 했는데 아일랜드 상황이 좋지 않아 집 밖에 못 나가는 것 같다. 문자로 ‘끝까지 백 매겠다고 했는데 약속 못지켜 미안하다. 앱으로 지켜보겠다’고 하더라(웃음). 할 수 없이 아는 동생에게 캐디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6년째 함께한 캐디한테 이번 대회 올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2주간 격리가 무서워 힘들거같다고 했다. 한국을 떠난 지 오래돼 캐디구하기가 힘들어 이정민에게 부탁해 캐디를 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림픽출전을 위해 매진하던 박성현과 김세영은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다시 목표를 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처음 치러보는 '무관중 대회'에 대해서는 상당히 낯설것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김세영은 “한국은 미국보다 팬들이 많이 와서 흥이 나고 재미있었는데 무관중이라 아쉽다. 하지만 시합 할 수 있는거 자체가 감사하다. 박성현은 “무관중도 그렇지만 골프장 들어오는데 방역하고 식사도 혼자 해야하는게 새로웠다. 항상 캐디와 대화하며 식사했었는데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최혜진은 “조용히 선수끼리만 플레이한다니 어색하고 대회같은 느낌이 안들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와보니 선수들을 위해 많은 걸 신경써주는 게 보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평소 화려한 세리머니로 갤러리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온 장하나는 “갤러리 스폰서 방송사가 우리 선수들을 돋보이게 해줬는데 갤러리가 없는 상황이 됐다. 버디를 하든 보기를 하든 감정기복이 별로 없을 것 같다”며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했다(웃음)”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소중한 대회를 치르게 된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장하나는 “올해 KLPGA 홍보모델이라 나의 긍정적 에너지를 국민과 나누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다. 선수들의 힘찬 스윙을 보며 희망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다들 힘들고 지쳤을텐데 선수 플레이 보며 힘이 됐으면한다. 파이팅!!!”이라고 귀여운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최혜진은 “우리나라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위기가 불거져 걱정이다. 조심스럽게 생활하며 희망을 갖고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박성현은 “몇달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생활을 하고 계실거다. 지인도 ‘답답하다’고 했는데 대회개최소식에 '속이 뻥 뚫린거 같다'더라. 우리 경기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