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철 키조개+특급 한우+향긋한 표고…참 좋은 어울림 ‘장흥 삼합’
4~5월이 제철인 키조개, 향긋한 표고버섯, 질 좋은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 삼합’

‘장흥의 맛’은 정직하다. 애써 꾸며지 않는다. 온갖 양념을 뒤섞은 인위적인 맛 대신 식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것이 장흥 상차림의 ‘힘’이다. 봄날의 장흥은 사방이 볼거리, 먹거리다. 정남진의 남쪽 바다가 광활하고, 산세가 푸르다. 노란 유채는 달아난 입맛도 돋운다. 이 시기 가장 먹기 좋은 제철 식재료가 장흥의 전설적인 먹거리를 만들었다. 장흥의 별미 ‘장흥 삼합’이다.

장흥 삼합은 봄날이 제철인 키조개와 표고버섯에 장흥의 특급 한우가 어우러진 음식이다. 특히 수문포 청정해역의 관자와 한우특구의 청정한우, 향 좋은 표고버섯이 어우러졌다. 이른바 ‘좋은 애 옆에 좋은 애, 그 옆에 또 좋은 애’가 또 있는 셈이다.

키조개는 이름부터 별난 유래가 있다. 껍데기의 폭이 좁고 삼각형으로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남도 지역에서는 ‘게이지’, ‘게두’라고 부른다. 수심 30여m 이상 청정해역의 깊은 바다속 모래에 똑바로 세워진 채 박혀 있다. 키조개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대체로 잠수가 필수다. 키조개가 가장 맛이 오른 때는 4~5월이다. 7~8월 산란기를 앞두고 영양분을 꽉 채우고 있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단백질과 아미노산 철분이 풍부하다. ‘삼합’으로 먹을 때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관자 부위가 상 위에 올라간다.

장흥은 또 전국 표고버섯 생산량의 1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참나무에서 자란 고소한 향의 장흥산 표고버섯은 국내외 안팎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귀하신 몸이다. 정남진장흥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장흥표고버섯의 해외 판매액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표고버섯이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다. 버섯 속 베타글루칸은 면역세포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백혈세포 생산을 자극해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는 미국 플로리다대 식품농업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영양뿐 아니라 장흥 표고버섯은 탁월한 풍미가 입안을 감싸 색다른 미식 경험을 이끄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장흥삼합이 태어난 배경은 사실 ‘한우’ 때문이다. 2005년 장흥군은 재래시장 장흥장을 매주 토요일 문을 여는 ‘토요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면서 만든 것이 바로 한우식당 골목이다. 이때 장흥의 ‘한우삼합’이 전략적으로 태어났다. ‘삼합’은 본래 남도에서 돼지고기와 묵은지, 삭힌 홍어를 함께 먹는 것을 말하는데, 이 음식이 지역 특산물과 어우러져 새로운 음식을 만들었다. 지금도 여러 지역의 ‘삼합’이 있으나, 가장 성공적인 삼합은 바로 ‘장흥 삼합’이다. 이제는 품질 좋은 세 가지 식재료의 조화만으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는 ‘고급음식’이 됐다. 그윽한 표고 향과 고소한 장흥한우, 담백한 키조개의 조화가 내는 감칠맛이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

장흥에서도 삼합을 먹는 방법은 식당마다 각양각색이다. 불판 위에 세 가지 식재료가 한꺼번에 올라가 굽는 데가 있는가 하면, 키조개 관자와 표고버섯을 고기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집도 있다. 한우삼합을 선보이는 곳은 장흥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토요시장에 유명 맛집들이 많다. 고승희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