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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경고 무시한 英, 코로나19 보호장비 비축 실패
2009년 의료장비 비축 시 가운·보안경·면봉 등 누락
자문그룹, 작년 6월 누락 물품 구매 권고했지만 묵살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한 대학병원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직원이 병원 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영국 정부가 과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전염병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의료 장비를 사전에 비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2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2009년 전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비축용 의료용품을 구매할 때 가운과 보안경 등 개인보호장비(PPE)와 면봉 등을 구매 목록에서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6월 ‘신종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 그룹(Nervtag)’으로부터 누락된 의료 장비를 구입하라는 조언을 들었을 때도 영국 정부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을 포함한 영국 의료진들은 개인보호장비 부족으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있다.

최근 NHS 간부들은 “페인트공의 작업복, 화학 실험용 외투, 기타 어깨와 팔을 모두 덮을 수 있는 어떤 형태의 작업복이든 절실하게 구합니다”라는 서한을 관련 업계에 보내기까지 했다.

NHS가 의사 1197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에선 38%가 2주일 넘게 보안경을 착용하지 못한 채 진료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영국 정부가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향후 90일간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는 장갑, 가운 등 의료 장비가 10억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가운 추가 구매는 권고사항일 뿐이었다”며 “다른 필요 장비들과 함께 추가 조달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직원들의 모습. [로이터]

BBC는 수백만개에 이르는 FFP3(유럽 마스크 기준) 의료용 마스크가 비축물량 목록에는 있지만 배포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당초 2009년 작성된 목록에는 FFP3 마스크가 3300만개 있다고 적혀있지만, 현재까지 영국엔 1200만개의 마스크만 배포됐다.

영국 정부는 누락된 마스크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BBC가 전했다.

공중 보건 전문가인 존 애쉬튼 교수는 “정부의 준비 부족은 숨이 막힐 정도”라며 “그 결과 안전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의료진들을 코로나19와 맞서는 최전선에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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