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북한 주영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서울 강남갑)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에 있을 가능성을 놓고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태 당선인은 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권력을 이양받는 시나리오에 대해선 “오래 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거듭 나오는 가운데, 태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추측은 난무하고 있지만, 누구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 당선인은 특히 김 위원장이 원산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전용 열차가 원산 초대소 옆에 있으니 그가 원산에 있을 것으로 추측 중”이라며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 경호대가 정상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가 원산 초대소에 머물 때 되레 전용 열차를 옆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 원산 일대에서 보였다고 보도했다. 태 당선인은 이에 “북한은 미국 정찰 위성이 항상 (북한을)감시 중이라고 의식한다”며 “그런 이유로 김 위원장의 동선을 은폐하기 위해 다양한 기만전술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 당선인은 만약 김 위원장이 권력 승계 절차를 밟고, 그 뒤를 김여정 제1부부장이 맡게 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김 제1부부장의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만약 김 제1부부장으로 권력이 이양되면 북한 역사상 첫 수평이동”이라며 “북한 당 정책이나 체제는 수평이동에 이론적으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김 제1부부장은 30대인데 북한 지도부는 60·70대로 30년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후계자로 지목받는 또 다른 인사인 김평일 전 체코대사를 놓고는 “김 전 대사와 현 북한 지도부 중심의 많은 인사들은 남산 중학교, 김일성 종합대학 등 동문이며 어릴 때부터 형·동생하고 자란 ‘북한판 태자당’”이라며 “김 전 대사도 향후 북한 체제 변화에서 변수로 나타날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들은 27일 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지원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작년 4월 공개한 원산갈마지구 모습. [헤럴드DB]

태 당선인은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특이 동향 없음’이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선 “외려 대단히 이례적인 점이 많다고 판단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전체 북한 주민이 지켜보는 4·15 태양절에 할아버지 시신이 있는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참배를 하지 않았다”며 “(건강 이상설에 대해)구체적인 보도가 되고 있어 해외에 있는 북한주민 수만명이 흔들리는데, 북한 당국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는 점도 이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외 북한 공관에서 많은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예전 같으면 북한 외교관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일축했을텐데, 대응조차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의 행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최고위층의 움직은 보여야 하는데, 태양절 이후 주요 인물들의 동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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