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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패 예언’ 윤여준 “‘탄핵정국’ 총리를 찍어줄까…변화 없이 ‘샤이보수’ 타령”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지난해 말부터 보수진영 패배 점쳐
"통합당은 시대 변화에서 괴리됐다"
“과거 회귀 몸짓…유권자 용납 못해”
통합당의 향후 행보 놓고는 말 아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아직 ‘샤이 보수’ 타령이나 하고…‘탄핵정국’ 때 총리를 한 사람이 대표인데 찍어주겠습니까. 시대변화를 거스른 일입니다.”

윤여준(81·사진) 전 환경부 장관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것을 놓고 이렇게 진단했다.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 전 장관은 지난해 말에 이미 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의 패배를 점쳐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인사다. 그는 청와대 공보수석과 여의도연구원장,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회창·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거물들이 그를 큰 선거에 앞서 전략가로 기용했다. 이번 ‘예언’도 그러했듯, 정치 판세를 읽는 힘이 남다른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윤 전 장관은 지난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의 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아예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통합당은 시대 변화에서 괴리됐다. 사실 괴리 정도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쐈다.

21대 총선 이후 주목할 점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4번 연속 이겼다는 것이다. 정치판의 주류가 산업화 세대에서 민주화 세대로 넘어간 셈이다.

그는 보수정당 자체가 이같은 변화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오랜 기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이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 조짐이 보였는데 안주만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조일석(一朝一夕)의 변화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21대 총선에 앞서 ‘탄핵정국’ 때의 국무총리가 보수정당 대표 주자로 나선 것은 이같은 변화를 늦게나마 따를 의지마저 없었으며, 이 때문에 유권자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게 그의 분석이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현 통합당) 총재의 ‘참모’로 총선기획단장을 맡았다. 그는 당시 김윤환·이기택 등 당내 ‘양대 산맥’으로 꼽힌 계파 수장들을 모두 공천에서 배제했다. 윤 전 장관은 “당시 이 총재가 ‘(보수가)한국의 주류’라는 말을 했다”며 “언제까지 보수가 주류겠느냐. 저는 이미 그때부터 안 바뀌면 다 빼앗긴다고 주장했고, 그 덕분에 상당히 개혁적인 공천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때 이후 보수정당이 정신을 차린 적이 있느냐”며 “당시 이·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부터 과거로 돌아가려는 몸짓만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은)변화의 시작은 이미 한참 전인데 이를 안 읽고는 여지껏 ‘샤이 보수’가 있느냐, 없느냐는 등 이상한 말만 했다”이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통합당의 현 상황과 전망을 놓고는 말을 아꼈다. ‘황교안 체제’가 사실상 무너진 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와 조기 전당대회 등 갈림길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비대위를 하면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새 인물 중 누구를 앉힐지, 그 기간은 얼마로 설정할지를 놓고도 격론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요즘 정치 자체에 크게 눈길이 가지 않는다는 뜻도 내보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리가나 저리가나 무슨 차이가 있나 싶다”며 “현실 정치에 관심 자체가 많이 없어졌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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