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결과 적잖은 여야 예비 ‘잠룡’들이 낙마하면서 차기 대권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왼쪽부터 미래통합당의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김영춘 의원. [헤럴드DB]

4·15 총선 뚜껑이 열린 결과 여야 차기 대권구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21대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대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예비 ‘잠룡’들이 적잖이 낙마한 탓이다. 일격을 당한 잠룡들은 여야 모두에서 발생했지만 총선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미래통합당의 내상이 한층 커 보인다.

당장 통합당의 차기 대권 선두주자였던 황교안 대표는 경쟁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원장에게 서울 종로 지역구에서 패배했을 뿐 아니라 통합당 참패의 총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향후 정치행보 자체가 안개 속이다.

통합당으로서는 4선 중진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낙선이 뼈아프다. 두 사람은 이겼을 경우 일찌감치 황 대표와 함께 차기 대선 유력 후보군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들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나 의원과 오 전 시장은 서울 동작을과 광진을에서 각각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고민정 후보라는 ‘정치 초년생’에게 일격을 당해 정치적 상처가 더하다. ‘다윗’ 이 후보와 고 후보가 나 의원과 오 전 시장이라는 ‘골리앗’을 잡았다는 평가다.

5선 의원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 원내대표의 낙마도 통합당 차기 주자군의 두께를 좁혔다. 심 원내대표는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1만표 이상의 표 차이로 패배한데다 당 지도부로서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여당에서는 김부겸 의원과 김영춘 의원의 낙마가 눈길을 끈다. 김부겸 의원은 4년 만에 다시 ‘험지’ 대구 수성갑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주호영 통합당 의원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김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대권도전 의사까지 밝혔지만 잠시 접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영춘 의원도 부산진갑 수성이라는 도전에 나섰지만 통합당 간판을 들고 나선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