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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덩치 믿고 독주땐 국민 심판…野, 내분땐 보수복원 난망”
정치전문가 4.15총선 결과분석
“민주, 관리·결속력으로 표심 자극”
“통합, 변화 요구에 비전제시 실패”
“민주는 오만, 통합은 분열 경계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사실상 단독으로 180석을 확보할 것이 유력하다. 200석 이상의 확보가 필요한 개헌을 빼놓고는 다 할 수 있는 숫자다. 국회 5분의 3을 확보하면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가 가능해 사실상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할 수 있다.

정치 평론가와 정치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은 총선 결과에 대해 여당의 일방적 국회운영 가능성을 제일 경계했다. 이른바 ‘역대급참패’를 당하며 보수 몰락을 자초한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대안·수권 능력 부재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1대 국회가 동물·식물 국회가 되지 않고 협치를 이루려면 민주당은 오만, 통합당은 분열을 조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협치하지 않고 기고만장하면 다음 선거에선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합당에서 다시 온건파와 강경파 간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여당과의 원할한 국회 운영과 대안 제시를 외면하고 자기 밥그릇 다툼에만 빠지면 보수 지지층의 복원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위기 돌파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들은 여당은 압승을 안겨준 민심의 명령을 잘 읽어야 한다고 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는 정부·여당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효율적으로 대처했다고 본 것”이라며 “국가 위기를 책임지고 돌파해달라는 메시지를 낸 것 같다”고 했다. 양 교수는 “국민이 (정부·여당을 향해)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하라는 뜻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면 레임덕이 빨리 왔을 것 아니냐”며 “유권자는 그렇게 되면 코로나19 사태도 불안정해지는 것 아니냐며 위기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이 대외 위기 관리력만큼 내부 결속력도 탄탄해보였다는 게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했을 것이란 말도 있다.

▶“통합, ‘반문’ 말곤 차별적 경제 대안 제시 필요”=전문가들은 통합당이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선 여당에 대한 반대가 아닌 대안적인 비전 제시가 가장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이번 총선에서의 보수 참패에 대해 “반문(반문재인) 기조 말고는 전략이 없었다”며 “견제를 해달라, 심판을 해달라는 정도의 오락가락 선거 전략과 행보로 대안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특히 통합당이 ‘지원금 정책’에 집중한 것을 놓고 “정부·여당과 완전히 다른 경제 정책을 내놨어야 했는데, 과거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통합당이 변질됐다는 인상만 심어줬다”며 “보수의 매력은 원칙 지키기인데, 이 부분에서 미흡했다”고 했다.

▶“연동형 비례제, 의도와 동떨어져”=전문가들은 거대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게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문제점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꼼수정당이 생긴 것 자체가 개악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의도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과거에는 분할 투표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찍는 정당의 득표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돼 되레 거대 양당을 찍게 된다”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 김빛나·박재석·박지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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