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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로 더 기울고, 동서로 더 쪼개지고…이념·지역 분열 극복 과제
與, 호남·수도권 독식 vs 野 TK·PK ‘싹쓸이’
“정치권이 만든 지역주의…조국 사태도 영향”
“군소정당 이합집산에 민주당에 표심 몰아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상섭 기자] 미래통합당이 제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관계자가 "국민 뜻 겸허히 받들어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글귀가 쓰인 배경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김용재 수습 기자]한반도가 동서로 쪼개졌다. 선거법 개혁에도 불구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빛을 바래면서 거대 양당의 독식 구조와 지역주의만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각 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에서 대부분의 의석을 가져갔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 28석 중 1석을 제외한 27석을 확보했다. 남은 1석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진보 성향의 이용호 당선인이다. 총선의 핵심 지역인 서울·인천·경기·충정에서도 중도층의 쏠림 현상으로 대부분 선전했다. 민주당은 제주 3곳도 모두 사수했다. 반면 영남권에선 거의 전멸해 12명이었던 영남권 의원은 7명으로 줄었다.

반면 통합당은 대구·경북(TK)의 25석 중 24석을 모두 석권했다. 나머지 1석마저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당선인으로 향후 통합당에 복당할 가능성이 높다. 통합당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40곳 중 32곳을 확보했다. 보수 강세를 보이는 강원에서도 통합당이 8곳 중 5곳을 가져갔다.

지도로 살펴보면 민주당은 한반도의 서쪽을, 통합당은 동쪽을 차지한 모양새다. 이는 국민의당의 돌풍으로 다당제가 선보인 지난 총선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번 총선에서 양당이 독식하고 지역주의가 심화된 배경에는 정치권이 동원한 지지층의 결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선에선 거대 양당제로 회귀하고 지역주의가 부활한 것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정치인들이 지역 대결의 정서를 계속 만들어 균열을 동원하고 있는 탓”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선거는 개별 의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인데 지역주의는 이같은 선거의 기본적인 원리의 작동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치권을 시끄럽게 했던 조국 사태가 지역주의를 심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조국 사태로 갈라진 민심이 지역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지리멸렬한 군소정당의 이합집산이 유권자들의 양당구조 선택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진보 진영에선 군소정당이 선명성이 부족하고 이리저리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여서 이럴 바엔 민주당을 찍자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군소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거대정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생각에 민주당으로 표를 몰아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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