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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야당의 ‘오판’과 여당의 ‘오만’

여당이 잘한 것이 아니다. 야당이 잘 못하고 있는 것이다. 13일로 4·15 총선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결전일이 다가올수록 여당의 우세가 더 굳어지는 양상이다. 공표 금지기간 직전의 여론조사와 최근 두 당의 내부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번번이 어긋나는 최근의 추세를 볼 때 투표함 뚜껑이 열릴 때까지는 아무도 최종 승부를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드러난 판세만 놓고 보면 여당의 우세는 야당의 헛발질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총선 정국이 시작된 후 여당인 민주당은 ‘국난 극복’을 내세우며, 상승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에 ‘효과적으로’ 올라탔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크게 한 일 없는’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반면 통합당과 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내분과 막말, 실언으로 일관하다 반등 기회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침몰할 분위기다. 여당은 ‘국난 극복’하자는데, 야당은 ‘자중지난’만 거듭하는 꼴이다. 코로나19 사태 전, 지금보다 부정평가가 상당했던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을 감안하면 운동장이 애초부터 기울어졌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보다는 보수 야당의 뛰는 폼이 갈수록 비딱하게 기울어졌다고 보는 게 맞을 듯 싶다.

여당보다 잘해도 모자랄 판에 보수야당은 지역구 공천부터 잡음을 일으켰다. 비례정당은 먼저 만들어 놓고도 몇 번씩 명단을 갈아치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특히 코로나19 대응에도 우왕좌왕했다. 재난지원금을 다 줘야 하느니 일부만 줘야 하느니, 40조 국채를 내느니 100조 예산 조정을 하느니 스스로 혼란을 거듭했다. 막판에는 막말과 실언, 제명과 솜방망이 제재 논란으로 스스로 무덤을 팠다.

그러니 여당의 어지간한 실수와 실정은 보이지도 않았다. 여당은 재난지원금을 두고 혼선을 거듭했고, 부동산 정책은 오락가락하고 있고, 명분 없이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했지만, 논란이 될 만하면 보수 야당이 ‘사고’를 쳐 주는 꼴이었다.

그 결과 쟁점 없는 선거가 돼 버렸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법과 유권자들의 판단을 구하는 일은 언감생심이 돼 버렸다. 보수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 비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탓이 크다. 이념과 정책을 따지기 이전에 ‘자중지난’을 거듭하는 정치 세력에 유권자들이 국가를 맡기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수 야당이 제대로 된 국가운영 능력을 보여줬는지 스스로 따져볼 일이다.

이제까지의 역사를 보면 ‘무능한 야당’의 필연적 결과는 ‘오만한 여당’이다. 벌써부터 범여권 내에서는 ‘압승’의 장밋빛 기대가 일고 있는 모양이다. 프로스포츠팬들이 자주 하는 말로 ‘승리를 당한다’는 말이 있다. 어떤 팀이 스스로 잘한 것 하나 없이 상대가 무너진 결과로 이긴다는 얘기다. 그 결과는 전체 수준의 저열화다. 총선을 앞둔 지금 우리 정치 상황이 그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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