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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개학연기와 교사의 역할
코로나19가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의 국가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공항을 폐쇄하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 내 이동금지 명령에 휴교령까지 내리는 초유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도 세 차례나 개학이 연기되어 4월 초에나 학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그마저도 아직 불확실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재난으로 새학기를 시작하는 예쁘고 씩씩한 학생들을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학부모들이 사랑과 정성을 다해 돌보시겠지만, 혹시나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방치된 학생들은 없는지 걱정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개학이 이처럼 한 달 가까이 연기되면 교사들은 할 일이 더 많아진다. 연기된 만큼 방학이 늘어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하지 않고 월급을 받는다는 건 오해도 그런 오해가 없다.

일단 중고교에서는 교육과정을 교육부 발표에 맞추어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올해에 계획했던 현장체험학습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취소하는 게 대부분이다. 모자라는 수업일수를 채우기위해서는 학교장 재량휴업일을 대거 줄여야 한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의 바버라 라슨 교수는 재택근무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일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교사들도 현재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일단 자신의 학급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일이 상황을 확인하고 가능한 하루의 일과를 스스로 정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학교에서 제공한 온라인 과제 등을 중심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면 수업이 모자라는 만큼 온라인 수업으로 보완하는 일이 급선무다. 교사들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습자료를 올리고 수시로 학생들의 학습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입시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중압감은 더 극심하다. 입시를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들이 너무도 많다. 비록 대면해서 지도하지는 못해도 온라인상으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교사가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어느 것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전화 면담을 통해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그 부분이다. 개학 후 코로나19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학생이나 교직원 1명이라도 확진자가 되면 그 후폭풍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교사들이 회의를 하지 않고 SNS를 통해 학생지도 의견을 조율하며 재택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잘 극복되리라 믿는다. 지금의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위대함을 보였다. 오로지 환자들의 생명을 위하여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을 보면서 정말 우리 민족은 위대한 국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30년 넘게 교단을 지켜온 교사의 입장이긴 하지만 이토록 위대한 우리 국민의 힘의 원천은 지덕체의 조화를 중시해 온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밀알의 싹을 키우는 심정으로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한 교사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어서 빨리 학교에서 예쁘고 씩씩한 학생들의 얼굴을 만나기를 기원한다. 우리 모두 화(화내지 말고 웃으면서) 이(이겨내자 코로나19) 팅(화이팅)!!! 

조항근  수원 잠원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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