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보유세+코로나 여파에…대치동 구축은 ‘하락’ 신축은 여전히 ‘꼿꼿’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 올해 보유세 1018만원 46%↑
“대치동 신축 실거주민 현금 보유량 많아, 보유세 급증 영향 없어”
서울 각 지역 대장급 아파트 단지에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30억원대 초고가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오름세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신축 단지인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경 [사진=민상식 기자]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대치동 신축 단지는 급매라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현 시세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최근 잠실 모 단지처럼 시세보다 수억원씩 싸게 나온 집은 없고, 앞으로 나올 가능성도 없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A공인 사장)

서울 각 지역 대장급 아파트 단지에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30억원대 초고가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오름세다. 19일 오전 대치동 현장을 돌아본 결과 신축 단지의 경우 급매물은 평형별 1~3건 정도다. 대부분 입주가 내년 하반기 가능한 전세 낀 매물로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기한인 6월 말까지 팔려고 내놓은 것이다.

급매라고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건 아니다. 지난 2017년 입주한 신축 아파트인 대치 SK뷰 전용면적 93㎡ 31억원 매물은 최근 다주택자가 내놓은 것이다.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는 지난해 10월 28억3000만원으로, 2억7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총 1608가구 규모 신축단지인 래미안대치팰리스 1·2단지의 실거주 주민들은 보유세 부담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 크다고 생각해 당분간 집을 팔 생각이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B공인 대표는 “대치동 신축 거주민들은 보유세 증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부분 전문직, 사업가 등으로 현금 보유량이 많기 때문”이라며 “최근 한 고객은 대출 없이 래미안대치팰리스를 구매하려고 본인이 찾는 매물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대치동은 신축 단지가 래미안대치팰리스, SK뷰 뿐이라 희소성이 있고, 학군 수요가 앞으로도 지속되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 없이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면서 “보유세 몇백만원 늘었다고 집을 팔려고 하는 실거주민은 없다”고 전했다.

서울 각 지역 대장급 아파트 단지에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30억원대 초고가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오름세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신축 단지인 대치 SK뷰 전경 [사진=민상식 기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21억1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40.8% 상승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의 보유세는 지난해 695만3000원에서 올해는 1018만원으로 46% 오른다.

다주택자의 부담은 더 커진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와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 84㎡) 등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는 지난해(3047만원)보다 약 76% 늘어난 올해 5366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서울 각 지역 대장급 아파트 단지에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30억원대 초고가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오름세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민상식 기자]

반면, 대치동 구축 단지는 시세보다 가격이 1억~2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대출 규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집을 사려는 매수자는 없는 상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7㎡는 이달 10일 19억5000만원에 매매돼 지난해 12월 초 실거래가 21억5000만원에서 2억원 떨어졌다. 현재 급매는 18억원대로 더 하락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로 부동산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세가 꺾인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인근 C공인 대표는 “양도세 중과 면제 기한인 6월까지 못 팔면 양도세를 많이 내야 해 곧 가격이 더 떨어진 급매가 나올 수 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발길이 완전히 끊겼다. 이렇게 거래 절벽인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집을 팔기보다는 배우자와 자녀에게 전세·대출을 안은 부담부 증여를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이 활황기보다 위축기에 보유세 증가에 따른 세 부담을 더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를 중심으로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