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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 때 대출금리의 반토막’ …코로나팬데믹 부동산 시장 2008년과 다른 쟁점 3가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금융위기보다 현재가 더 높아
-금융위기 직전 밀어내기식 분양도 고려할 점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려되면서 부동산 시장 향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시장은 불확실성에 약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국경을 닫는 초유의 불확실성 속에 자본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역시 하락세를 우려하는 이가 많다. 한국은행이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음에도,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할 것이란 예상보다는 당분간 시장 침체를 예견하는 이들이 더 많다.

다만 2008년과 현재는 부동산 시장 환경이 많이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없애고 나면 시장을 둘러싼 여러 조건의 차이점이 눈에 띈다. 회복기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절반도 안되는 저금리…금리인하 영향 적어=18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당시 주택담보대출 금리(연리)는 5.89%에 달했다. 4분기는 리먼브러더스가 9월 파산한 후, 이에 따른 금융위기가 번지던 때였다.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7%로 당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저금리인 상태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것이란 예상은 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지금처럼 경기침체 우려 상황에선 금리인하가 오히려 실물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심리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통상 저금리 환경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의 백신 개발 등 진정세가 예상되는 시점에서의 시장은 금리인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전세가율, 집값 거품 적다=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9.8%로 5년만에 70%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2008년 12월 당시 전세가율은 52.4%로 현재보다 17.4%포인트 낮았다. 서울 아파트로 한정하면 금융위기 당시 38.7%, 현재는 55.6%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거주 실수요자인 세입자들이 그 집의 사용 가치를 집값에 보다 근접할 정도로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해 집값에 상대적으로 거품이 적다는 상태를 의미한다. 때문에 지난달 70선이 무너졌을 때 부동산 상승장에 따른 거품이 지적돼왔다.

수치로만 보면, 금융위기 당시보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이 지적돼온 현재가 집값 거품도가 덜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융위기 당시 공급 급증 가격 하락 부추겨...현재는 공급 부족=집값 하락도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2010년 이후로가 더 컸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격 흐름을 공급량 확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전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7년까지 경기 흐름이 좋았고 당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식 분양이 많았다”며 “이 때 준공한 물량이 2009년과 2010년 이후 미분양으로 이어지면서 당시 미분양이 17만 세대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2년 후 집값 하락이 이어진 이유다. 게다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외발 불확실성이 더해진 것도 집값 하락세를 부추겼다.

다만 서울 아파트 집 사기는 규제에 더해 더욱 어려워졌다. 2008년 KB 서울아파트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8.3으로 현재 11.4보다 낮다. KB PIR은 KB국민은행에서 실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질 지표로 통한다. 당시 가구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단 이야기다.

여기에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가 시행되면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는 가격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 권 교수는 “9억원 이상 자금조달계획서를 구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강남4구나 서울 중 핵심지는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진정세가 나타나면 시중 유동자금이 비규제지역에 교통호재가 있는 곳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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