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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인 따라 죽은 김상옥 시인,지독한 사랑 꽃핀 생가,문화재 됐다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전체 국가등록문화재로
김천 나화랑생가, 5.18피난 舊무등산관광호텔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꽃쟁반 팔모 난간 층층이 고운 모양/ 임의 손 간 데마다 돌옷은 새로 피고/ 머리엔 푸른 하늘을 받쳐 이고 있도다.”

국어 또는 문학 교과서에 나오는 초정 김상옥(1920~2004)의 시조 ‘다보탑’의 일부이다. 수려한 언어 조탁으로 심금을 울리던 김상옥은 치명적인 사랑꾼이다. 2004년 10월26일 부인이 사망하자 초정은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며 슬퍼하다 닷새후인 그달 31일 부인을 따라갔다.

‘찬서리 눈보라에 절개 외려 푸르르고/ 바람이 절로 이는 소나무 굽은 가지/ 이제 막 백학(白鶴) 한쌍이 앉아 깃을 접는다…’ 그의 작품 ‘백자부’엔 이 지독한 사랑이 암시돼 있다.

통영 김상옥 생가

김상옥의 통영생가가 문화재로 등록됐다. 김상옥 시조시인의 생가를 포함해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전체가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를 부여받았다.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중앙동·항남동 일대/1만 4473㎡)은 조선 시대 성 밖 거리의 흔적들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제국기부터 지속해서 조성된 매립지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번화하였던 구시가지의 근대 도시 경관, 건축 유산이 집중적으로 보존되어 있어 큰 의미가 있다.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또한, 공간 내 개별문화재로 등록한 ‘통영 구 통영목재’, ‘통영 김상옥 생가‘ 등 9건은 근대도시 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산업사 등에서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과 함께 ‘김천 나화랑 생가’, ‘광주 구 무등산 관광호텔’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김천고등학교 본관, 김천고등학교 구 과학관, 수원역 급수탑, 잡지 ‘불교’ 등 4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나화랑 생가

국가등록문화재 제775호가 된 김천 나화랑 생가는 광복 후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나화랑(본명: 조광환)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과거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나화랑(1921~1983)은 ‘열아홉 순정’, ‘무너진 사랑탑’, ‘늴리리 맘보’ 등 생애 500여 편의 가요를 작곡했으며, 수많은 음반을 제작하여 한국 대중가요 보급과 발전에 공헌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76호 광주 구 무등산 관광호텔은 한국전쟁 이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설악산, 서귀포, 무등산 등 국내 명승지에 건립한 관광호텔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남아있는 건축물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임시 피난처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지역의 근대사적 가치도 있다.

등록 예고된 김천고등학교 본관은 1931년 육영사업가 최송설당(1855〜1939년)이 민족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설립한 김천 지역 대표사학의 ‘본관’ 건물로, 김천고등학교의 상징이며 한국 근대건축의 선구자인 박길룡(1898〜1943년)의 작품으로 건축사에서도 가치가 높다. 김천고등학교 구 과학관건물 역시 1930년대 근대 학교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내·외부의 공간구성이 신축당시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어 보존 가치가 크다.

수원역 급수탑

수원역 급수탑은 1930년대 국철인 광궤철도의 급수탑(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탑)과 사철(私鐵)인 협궤철도의 급수탑 2기가 동일한 부지 내 현존하는 희귀한 사례로, 국철과 사철의 급수탑 변화양상과 변천사를 보여주는 철도유산으로 가치가 높다.

‘불교’는 일제강점기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 종합 잡지로, 1924년에 창간되어 1933년(1~108호)에 폐간되었다가 이후 속간으로 1937년부터 1944년(1~67호)까지 발행되었다. 당시 불교계 주요 인사들의 기고문을 중심으로 편집하여 일제강점기 당시 불교계 현실 인식이 담겨 있다. 1931년부터는 한용운이 편집 겸 발행을 맡아 일제의 종교 간섭을 비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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