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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연준, ‘빅컷’ 전격 단행…통화정책 한계론도
연준, 코로나19 확산 경제위축 우려에 금리인하 선제 대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0.5%p 파격 인하
중국 공급망 붕괴에 따른 경제충격 금리인하로 해결 불가능 한계 지적도
연준 통화정책 위력만 떨어졌다는 비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정례회의가 아닐 때, 그것도 0.25%포인트씩 조정하던 암묵적 관례를 깬 파격적인 조치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침체 우려에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총알’을 너무 성급하게 써버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전날 밤 화상 콘퍼런스를 진행한 뒤 이날 오전 만장일치로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18일 예정된 정례회의를 보름이나 앞서 내린 조치다. 연준이 정례회의 전에 금리를 인하한 것도, 한번에 0.5%포인트를 인하한 것도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면서도 “코로나19가 경제활동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경제 전망에 미칠 함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 차례 금리 인하 후 줄곧 동결 기조를 이어오던 연준의 태도를 급격히 바꿀만큼 코로나19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원투수’로 나선 연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시장도 시큰둥하다. 단, 그 이유는 다르다.

마이너스 금리까지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들과 (금리 수준을) 맞추는 것”이라며 “더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금리를) 낮춰라!”고 요구했다. 유럽과 일본 등이 낮은 금리로 경기를 부양하면서 미국이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그는 “우리는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입구에 설치된 손소독제 안내문. [AP]

연준의 금리인하에 환호하던 시장은 이번엔 울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일 수 있다는 시장의 잠재적 불안감을 연준이 오히려 들쑤신 꼴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의 라이언 스위트 연구원은 투자메모에서 “(금리인하 조치는) 공황상태의 움직임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이번 연준의 결정에 대해 “위험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코로나19사태에 금리인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 붙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중국 공급망 붕괴, 소비 위축 등에 따른 것인 만큼 금리를 인하해봐야 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인하로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부품이 떨어진 공장을 재가동할 수 없고 여행객들에게 비행기를 타라고 설득할 수 없다면서 “무너진 공급망과 위축된 소비자 및 기업들로 인해 고통받는 경제에 좀더 값싼 돈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번 연준의 선택이 통화정책 실효성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출 여력이 바닥난데다, 금리인상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되면서 인플레이션에 제 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업체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의 줄리아 코로나도 창립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아마도 실탄이 다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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