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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의 마음을 웃고 울린 노래가사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 지지만/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송창식이 노래하고 최인호가 가사를 쓴 ‘고래사냥’은 70년대 독재시절 청춘들의 숨통을 틔워준 노래였다. 고래와 동해바다는 자유롭고 신나는 새로운 삶을 표상했다. ‘염세주의를 담고 있다’는 이 노래는 금지곡이 됐다.

좋은 노랫말은 시대의 결핍과 욕망을 반영한다. 송골매의 '모여라'는 불온의 당당함이 통쾌하다.

'회사 가기 싫은 사람 장사하기 싫은 사람 모여라'는 가사는 “개발도상국 근면의 세계에 던지는 유쾌한 돌팔매질”로, 작사가 이주엽씨는 평가한다. 이 씨는 음악 레이블 JNH뮤직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펴낸 '이 한 줄의 가사'는 한국대중음악계에선 처음 시도한 가사비평집이다.

우리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곡 41곡을 골라 노랫말에 담긴 의미와 감성의 계보, 사대상을 짚었다.

애창되는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그립던 말들도 묻어버리기/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통해 저자는 김광석의 미학을 염세로 해석한다.

연인들의 성지 '광화문 연가'의 경우엔, 무심한듯한 이문세의 창법과 ‘이전 가요에서 볼 수 없던 감성의 혁신’을 가져온 작곡가 이영훈의 만남에 주목한다.

젊은층으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혁오의 대표곡 'TOMBOY'는 3포세대의 삶을 한 줄로 노래한다.

사실 노랫말의 위치는 좀 어정쩡하다. 불려지지 않는 가사는 의미를 상실한다. 변방, 혹은 경계에 서 있는 노랫말을 저자는 이렇게 정의한다."가사는 써서 읽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읽는 것, 노래의 꿈은 문학과 음악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이 한 줄의 가사/이주엽 지음/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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