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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풀꽃을 어떻게 잘 그려요?” “자세히 보면 예쁘단다, 너처럼…”

  • 공주 ‘풀꽃문학관’서 만나는 나태주 시인
  • 기사입력 2020-02-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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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 강의실에 있는 풍금

‘풀꽃문학관’은 일제강점기 공주헌병대장의 관사였다. 산 기슭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집은 아래 마을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위치에 있다. 비교적 잘 보존된 집은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 구조로 회랑과 다다미방, 작은 접견실로 이뤄져 있다. 다다미방을 트고 방바닥을 콘크리트로 메워 강의실로 쓰고 있는 구석 한 켠에 풍금이 놓여있다. 초등학교 교사로 40여년 근무한 시인의 손때가 묻은 풍금이다. 풀꽃 그림이 가득한 면보가 풍금을 덮고, 그 위에 악보집이 놓여있다. 보험회사 파일로 만든 악보집엔 한때 즐겨부른 ‘오빠생각’ ‘섬집아기’’ ‘과꽃’같은 정겨운 노래들이 들어있다. 이런 노래는 왠지 풍금으로 연주해야 제 맛이 나는 듯하다. 애잔하고 아련한 것들이 금세 맴돈다. 강의실은 곳곳이 시다. 시와 꽃그림으로 이뤄진 8폭 병풍, 조각과 그림, 오래된 시집들이 눈길을 끈다.

뜰에는 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풀꽃’ 시비가 있다. 언 땅엔 발도장이 여럿 찍혀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이다. 아이의 것도 있다. 풀꽃은 지금 없지만 사람들은 시를 찾아 문학관을 찾아온다. 양지녁엔 검불 사이로 연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다.

국민시가 된 ‘풀꽃’은 2002년 시인이 상서초등학교장 때 아이들과 수업하던 중 태어났다. 목요일 오후 특기적성 교육시간,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을 맡아 풀꽃그림을 그리게 했다. 아이들은 대체로 그렇듯 후딱 해치웠다. 꽃 자체 보다 아이들이 평소 생각해온 이미지가 많았다.

시인은 그런 아이들을 그대로 두고 자기대로 풀꽃을 그렸다.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 “교장선생님, 어떻게 하면 풀꽃을 잘 그릴 수 있어요?” “그건 말이다. 우선 여러 개의 풀꽃 가운데 자기 맘에 드는 풀꽃 한 개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단다. 그러고는 그 풀꽃을 자세히 보아야 한단다. 그러면 풀꽃이 예쁘게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이지.” 시인은 눈을 반짝이며 듣는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한마디 덧붙인다. “그건 너희들도 그렇단다.”

풀꽃 그림그리기는 시인이 외롭거나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시가 안 써질 때 자주 시도하는 수련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물의 본성,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에 닿는다. 시 쓰기의 본질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윤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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