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야?’ 아카데미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3관왕이 된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을 밝히기 전 ‘자꾸 상을 받아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는 익살스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문화부]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국제영화상마저 수상했다. 이 시상식에서 각본상 수상을 한 데 이어 2관왕을 확보했다. 작품상, 감독상 석권 가능성까지 있어 다관왕이 될 디딤돌을 놨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본인도 미처 기대하지 못 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봉감독의 표정이 생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 시상식에서 각본상에 이어 국제영화상 수상자로 선정된지 단 수십여분 만이다.

감독상 트로피를 건네받은 봉준호 감독은 소감에서 “어릴 적 영화를 배울 때 책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며 “그 명언은 지금 이 자리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것이었다”며 객석에 앉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가리켰다.

명장이 된 봉 감독에 의해 거명된 스콜세지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화답했고, 객석의 모든 셀럽들이 일어나 거장을 향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봉 감독은 “그런 마틴 감독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도 영광”이었다며 거장 감독을 거듭 추켜세웠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하기는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3개 부분 수상 역시 당연히 처음이다. 전설이 쓰여져가고 있다.

아카데미상 감독상 시상자인 스파이크 리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봉준호 감독에게 트로피를 건네려 하고 있다. [로이터]

앞서 봉 감독은 이날 각본상을 수상하면서는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기생충 배우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기생충’은 각본상과 국제영화상 말고도 작품·감독·편집·미술 부문까지 총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이중 편집상과 미술상은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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